'도저히 방법이 없네' 김연경을 막기 위해 모여든 대표팀 절친들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IBK 기업은행 김수지, 표승주, 김희진은 흥국행명 김연경을 믿고 따르는 친구이며 후배들이다.

하지만 코트 안에서는 다르다. 코트에서 김연경은 경기만 집중하다. 이글이글 거리는 눈빛을 보고 있으면 승리를 갈망하는 그녀의 승부욕을 느낄 수 있다.

지난 2일 경기도 화성체육관에서는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IBK 기업은행과 흥국생명의 경기가 열렸다. 흥국생명은 김연경(25점), 옐레나(26점) 쌍포가 51점을 합작하며 세트 스쿼어 3-1(25-20 39-41 25-18 25-21)로 승리했다. 흥국생명이 승리하긴 했지만 양 팀은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2세트에선 양 팀이 80점을 합작하는 듀스 혈투가 나왔고 이 80점은 V리그 여자부 역대 한 세트 최다 득점 2위 기록이다.

2세트를 뒤집고 승리한 IBK 기업은행의 기세가 무서웠다. 하지만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있었다. 김연경은 3세트 시작과 함께 눈빛이 달라졌고 코트에서 소리치기 시작했다. 자칫 분위기가 넘어갈 수 있는 상황에서 동료들을 격려하고 집중하자는 말을 이어갔다. 3세트 11-9 상황에서 12번의 공격과 수비를 주고받는 긴 랠리가 이어졌다. 중요한 순간 김연경이 오픈 공격을 성공시키며 팀 사기를 끌어올렸다. 흐름을 내줄 수 있었지만 흥국생명은 김연경을 중심으로 빠르게 전열을 재정비하며 승리할 수 있었다.

IBK 기업은행도 김연경의 공격을 예상하고 김수지, 김희진이 블로킹을 떴고 뒤에서 표승주가 받치고 있었지만 막을 수가 없었다. 누구보 김연경을 잘 알고 있는 대표팀 절친들이었지만 김연경은 알고도 막기 힘든 존재였다. IBK 기업은행은 표승주(19점)가 분전했지만 김희진(6점)이 김연경을 막기 위해 수비에 치중하느라 부진했다.

한편 올 시즌 흥국생명으로 돌아온 김연경은 1라운드 MVP를 수상하는 등 여전한 실력을 뽐내고 있다. 현재까지 공격 성공률 4위, 오픈 공격 4위, 득점 7위를 기록하며 어지간한 외인을 능가한다. 김연경은 지난 시즌 6위에 그쳤던 흥국생명을 2위로 이끌고 있다. 그녀의 존재 하나만으로 흥국생명을 현대건설의 유일한 대항마로 뽑으며 우승후보로 평가하고 있다.

[절친들의 집중 견제에도 코트를 폭격한 김연경. 사진 = 화성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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