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독일 꺾고 '달걀 세례'...16강행 벤투호는 '박수 세례' 기다려[MD카타르]

[마이데일리 = 도하(카타르) 이현호 기자] 4년 전과 대조되는 입국장 분위기가 예상된다.

2018년 6월, 신태용 감독이 이끌던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했다. 한국은 F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스웨덴에 0-1 패, 2차전에서 멕시코에 1-2로 패했다. 하지만 3차전에서 당시 세계 1위 독일을 2-0으로 무찔렀다.

앞선 2경기에서 졌음에도 독일전에서 이기면 16강 진출이 가능한 상황. 그러나 3차전에서 멕시코가 스웨덴에 패배한 탓에 한국은 조 2위가 아닌 3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독일전 승리로 16강 진출을 확신하던 선수들은 조별리그 탈락 소식을 듣고 눈물을 흘렸다.

신태용호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귀국했다. 인천국제공항에는 수많은 축구팬이 유니폼과 태극기를 챙겨 마중 나왔다. 선수단은 밝은 표정으로 출국장 게이트를 통과해 레드카펫을 밟았다. 팬들의 함성과 카메라 셔터 소리가 우렁찬 합주를 이뤘다.

하지만 ‘일부’ 팬들이 고함을 지르며 달걀을 던졌다. 신태용 감독과 손흥민 등 선수단은 레드카펫에 떨어진 달걀 파편을 말없이 지켜봤다. ‘갑분싸’가 된 순간이다. 입국장에서 난동을 부린 이들은 보안요원에 끌려 밖으로 나가면서도 선수단을 비판했다.

어느덧 4년이 흘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휘봉을 이어받아 2022 카타르 월드컵까지 온전히 마쳤다. 한국은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우루과이(0-0 무), 가나(2-3 패), 포르투갈(2-1 승)을 만나 H조 2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 12년 만의 16강 진출이었다. 16강에서 세계 1위 브라질에 1-4로 패해 여정이 끝났다.

이젠 카타르를 떠났다. 축구대표팀은 항공편 일정을 고려해 선발대와 후발대로 나눠 카타르 현지시간으로 6일 밤부터 7일 새벽에 걸쳐 비행기에 탑승했다. 6일 저녁 도하국제공항에는 한국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선수단의 출국길을 배웅하기 위해 모였다. 다만, 선수단은 FIFA가 임시 설치한 특별 게이트를 통과해 팬들과 인사를 나눌 수 없었다.

벤투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은 한국시간 7일 오후 5시경에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11월 14일에 한국을 떠난 벤투호는 3주 반 만에 다시 한국 땅을 밟는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한국 귀국 직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약식으로 귀국 환영 행사가 예정되어 있다”라고 알렸다.

역대 월드컵 대표팀 귀국 행사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취재진과 팬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국제공항 관계자는 “축구대표팀 복귀 일정에 맞춰 보안요원을 더 늘렸다”고 귀띔했다. 새 역사를 쓰고 온 선수들에게 뜨거운 박수가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게티이미지, 대한축구협회 제공]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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