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9억원 특급에이스로 부족해…텍사스 또 FA 큰손 ‘박찬호 생각나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우리는 베테랑 선발투수가 필요하다.”

텍사스 레인저스가 또 다시 FA 큰 손으로 떠올랐다. 5년 1억8500만달러(약 2409억원)에 FA 투수 최대어 제이콥 디그롬을 영입했다. 그러나 디그롬에 그치지 않고 선발투수 보강을 노린다. 크리스 영 단장은 지난달 단장미팅에서 “우리는 가능한 모든 면에서 우리의 투구를 개선하고 싶다”라고 했다.

텍사스는 올해 팀 평균자책점 4.22로 아메리칸리그 12위였다. 선발진은 4.63으로 아메리칸리그 13위. 12승8패 평균자책점 2.89의 마틴 페레즈를 제외하면 믿고 맡길만한 선발투수가 없었다. 한국계 데인 더닝이 4승8패 평균자책점 4.46, 글렌 오토가 7승10패 평균자책점 4.64에 그쳤다.

텍사스는 마운드가 무너진 탓에 올 시즌 68승94패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4위에 그쳤다. 시즌 중 크리스 우드워드 감독이 경질됐다. 결과적으로 2021-2022 오프시즌에 영입한 코리 시거, 마커스 세미엔 FA 키스톤콤비 효과도 극대화하지 못했다.

텍사스는 2023시즌에 브루스 보치 감독으로 새 출발한다. 마이크 매덕스 투수코치도 영입됐다. 크리스 영 단장은 2022-2023 오프시즌에 선발투수 보강에 사활을 걸었다. 제이크 오도리지를 트레이드로 영입했고, 디그롬이 새롭게 에이스를 맡는다.

MLB.com은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각) “디그롬이 존 그레이, 오도리지가 있는 선발진에 합류한다. 젊은 더닝, 오토, 콜 라건스가 있지만, 텍사스는 선발진 개선을 위해 추가 작업을 계속할 것이다.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라이벌이자 2022년 월드시리즈 챔피언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경쟁할 정도의 엘리트는 아니다”라고 했다.

MLB.com은 텍사스가 또 다른 FA 투수 최대어 저스틴 벌랜더와 연결되지 않았지만, 카를로스 로돈이나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일본인투수 센가 코다이 등을 ‘엘리트 FA’, ‘진정한 에이스’라고 평가하며 영입 가능성을 거론했다.

텍사스는 이미 1억8500만달러를 썼다. 여기에 디그롬과 짝을 지을 강력한 선발투수를 영입한다면 구단 역사상 최고 수준의 마운드 투자로 기록될 것이다. 디그롬이 최근 1~2년간 부상 이슈가 있었던 걸 감안하면 선발투수 추가 영입은 필요하다.

텍사스는 2001-2002 FA 시장에서 박찬호를 5년 6500만달러에 전격 영입했다. 당시 시세를 기준으로 따져볼 때 상당한 규모의 계약이었다. 그러나 박찬호도 고질적인 허리 부상 등으로 텍사스에서 4년간 22승23패 평균자책점 5.79에 그친 뒤 2005시즌 도중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로 트레이드 됐다. 텍사스가 17~20년 전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선 디그롬의 보험 차원에서 그에 준하는 강력한 선발투루를 영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건 이해가 된다.

[디그롬.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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