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기자들 한국은 뒷전, "프랑스 망해라!" 경쟁팀 저주 [MD카타르]

[마이데일리 = 도하(카타르) 이현호 기자] 브라질은 16강 그 이상 한참 높은 곳을 바라보는 팀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5일 오후 10시(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스타디움 974에서 브라질과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을 치른다. H조 2위로 16강에 올라온 한국과 G조 1위 브라질의 맞대결이다.

한국-브라질 경기 하루 전에 양 팀의 공식 훈련이 열렸다. 한국은 오전 10시에, 브라질은 오후 6시에 훈련을 시작했다. 브라질 훈련장에는 전 세계 취재진이 몰렸다. 브라질 축구협회 관계자는 “취재진 200여 명이 오늘 훈련장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들은 네이마르, 히샬리송,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티아고 실바 등을 집중 조명했다.

짧은 공개 훈련이 끝난 뒤 기자들은 브라질 훈련장 옆 미디어 센터로 들어갔다. 이곳 중앙에는 TV가 한 대 있었는데, 16강 프랑스-폴란드 경기가 중계되고 있었다. 브라질 기자들은 프랑스의 16강전을 보면서 폴란드를 응원했다.

그러던 중 브라질 기자들이 단체로 탄식했다. 일부 기자들은 “Fuxx France!”라고 크게 소리쳤다. 정확히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자국어로 거친 말을 쏟아내는 분위기였다. 테이블을 두드리는 기자들도 여럿 있었다. 전반 44분에 올리비에 지루(프랑스)가 선제골을 넣어 프랑스가 1-0 리드를 잡았기 때문이다.

브라질 매체 ‘UOL’의 다닐루 라비에리 기자에게 이유를 물었다. 다닐루 기자는 “프랑스는 이번 월드컵 우승 후보이지 않느냐. 프랑스가 이대로 결승까지 올라가면 브라질과 만날 수 있다. 브라질 사람들은 프랑스보다 약한 팀을 만나고 싶어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프랑스는 중요한 순간마다 브라질 발목을 잡았다. 1998 프랑스 월드컵 결승에서 프랑스가 브라질을 3-0으로 이겼다. 2006 독일 월드컵 8강에서도 프랑스가 브라질을 1-0으로 이겼다. 월드컵에서는 프랑스를 만나기 싫다”고 강조했다.

프랑스-폴란드 경기는 프랑스의 3-1 완승으로 끝났다. 프랑스는 8강에서 잉글랜드와 격돌한다. 프랑스-잉글랜드 8강전 승자는 모로코, 스페인, 포르투갈, 스위스 중 한 팀과 4강에서 만난다. 여기서 이기면 결승에 오르는데, 브라질은 반대쪽 토너먼트에서 결승까지 올라갈 수 있는 팀이다.

브라질 취재진은 자국의 16강, 8강전 결과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오직 결승 상대가 누구인지 계산하느라 바빴다.

[사진 = 이현호 기자, 게티이미지코리아]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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