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3억원 포기한 사이영 위너 몸값 폭등…커쇼? 슈어저? ‘행복한 고민’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023시즌 연봉 2500만달러(약 323억원)를 포기한 ‘사이영 위너’의 선택은 적중했다. 예상대로 빅마켓 구단들이 달려들어 몸값을 높여주고 있다.

저스틴 벌랜더(39, FA)는 팔꿈치 이슈로 사실상 2년을 건너 뛰었다. 2021-2022 FA 시장에서 쇼케이스를 가진 끝에 친정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1+1년 5000만달러 계약을 맺었다. 토미 존 수술과 재활 이후 곧바로 예전 기량을 보여주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 있지만, 벌랜더는 역시 괴물이었다.

28경기서 18승4패 평균자책점 1.75로 통산 세 번째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적수가 없었으며, 올해 양 리그 통틀어 최고투수나 다름없었다. 구속, 커맨드, 구종별 가치 모두 전성기와 큰 차이가 없었다. 40세 시즌을 앞두고 2500만달러 계약을 포기한 채 역대 최다 AAV를 노릴 수 있는 이유다.

휴스턴이 이미 맥스 슈어저(38, 뉴욕 메츠)의 역대 최고 AAV 4333만달러보다 높은 대우를 하는 것에 대해 난색을 표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벌랜더의 이적은 기정사실화됐다. 벌랜더가 실제로 슈어저의 4333만달러를 넘어설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그러나 AAV 4000만달러를 두 번째로 돌파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경쟁이 붙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빅마켓 구단 LA 다저스와 뉴욕 메츠다. 애당초 다저스의 관심이 거셌으나 최근 메츠가 뛰어들었다는 보도가 잇따라 나온다. ‘억만장자 구단주’ 스티브 코헨의 메츠는 이번 FA 시장에서 제이콥 디그롬(텍사스 레인저스)을 잃으면서 비상이 걸렸다. 디그롬급 에이스를 영입하려면 벌랜더만한 카드가 없다.

SNY는 5일(이하 한국시각) “메츠의 최우선 순위가 벌랜더”라고 했다. 이 소식을 보도한 앤디 마르티노는 “벌랜더가 조만간 팀을 선택할 것이다. 휴스턴, 다저스, 메츠가 주요 경쟁 상대”라고 했다. MLB 네트워크 존 헤이먼도 “메츠는 밸랜더와 카를로스 로돈 중에서 밸런더에게 더 흥미가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벌랜더의 선택지가 다저스 혹은 메츠로 좁혀진 분위기다. 결국 돈이 좌우하겠지만, 흥미로운 요소는 또 있다. 두 팀에 벌랜더와 마찬가지로 살아있는 레전드 투수가 한 명씩 있기 때문이다. 메츠 슈어저와 함께,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다.

특히 벌랜더가 메츠를 선택하면 벌랜더와 슈어저가 2014년 이후 9년만에 재회하게 된다. 벌랜더는 2005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서 데뷔해 2017시즌 중반까지 몸 담았다. 슈어저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디트로이트에서 뛰었다. 벌랜더가 2011년, 슈어저가 2013년에 각각 사이영상을 받았다. 두 사람은 올해까지 사이영상만 각각 3회씩 6회 수상을 합작했다.

벌랜더와 커쇼의 만남 역시 화제를 모은다. 커쇼가 최근 내구성 이슈로 하락세를 타고 있지만, 건강할 때만큼은 여전히 위력적이다. 다저스와 메츠는 레전드 원투펀치를 앞세워 2023년 월드시리즈 제패를 꿈 꾼다.

[벌랜더.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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