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였구나"…박수홍, 20년 전 후원한 보육원 아이들이 갚은 은혜 ('편스토랑')[종합]

[마이데일리 = 오윤주 기자] 방송인 박수홍이 20년 전 보육원에서 인연을 맺은 아이들에게 식사를 대접했다.

2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신상출시 편스토랑' 박수홍 집 풍경은 반려묘 다홍이와 함께하는 행복한 일상으로 시작했다.

이날 박수홍은 "정말 고마운 선물 같은 분들이 오신다"며 특별한 손님을 예고했다. 손님의 정체는 수홍이 20년 전부터 후원해오고 있는 보육원에서 만난 지혜 씨와 수연 씨였다. 박수홍은 마라진미채볶음과 카레어묵볶음, 팔도보양해물찜까지 보양식 요리를 준비했다.

그는 "아이들이 20세가 되어 보육원 퇴소하고 한동안 못 봤었는데, 제가 힘들 때 20년 전 인연으로 저를 위해 르포 프로그램에 자진해서 나와준 친구들"이라며 "그때 너무 많이 울었다. 제 오해를 풀어주기 위해 정말 많이 노력해줬다. 맛있는 한상차림해주고 싶어서 노력했다"고 전했다.

어느덧 성인이 되어 박수홍을 만난 지혜 씨와 수연 씨는 각각 푸드개발팀 팀장과 유치원 교사로 어엿한 사회인으로 거듭나 있었다. 박수홍은 대견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다.

지혜 씨와 수연 씨는 "보육원 퇴소하고 누가 밥해주는 거 처음 먹어본다", "집밥 가끔 그리울 때 보육원 간다"는 말을 담담히 내뱉어 박수홍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박수홍은 애써 눈물을 삼키며 새우를 까줬다.

과거 지혜 씨와 수연 씨를 포함한 보육원 아이들에게 박수홍은 '키다리 아저씨'였다. 수연 씨는 스키장 1박 2일 다녀온 캠프가 기억에 남는다며 "스키를 못 타서 서성이는데 아저씨가 제 손을 잡고 옆에 데리고 다니셨다. 아이들이 다 수홍 아저씨 손을 잡고 싶어 했다"고 웃었다. 수족관, 합창 등 아이들에게는 박수홍이 선물한 소중한 추억들이 남아 있었다.

이어 "커서 생각해 보니 저희에게 키다리 아저씨였다"며 "보육원 퇴소하고 나서 보육원 차가 낡았다는 말에 모은 적금으로 후원금을 드리러 갔다. 나중에 기사 보니까 아저씨가 보태주셨더라"라는 미담도 덧붙였다.

박수홍은 눈시울을 붉히며 "정말 안 잊겠다. 나 억울한 거 무조건 믿는다고 그래줘서 너희들 때문에 엄청 울었다. 다른 사람들이 다 나한테 등 돌렸을 때 너희들이 있었다. 이 고마움을 어떻게 갚을까"라고 말했다. 또 유튜브 댓글에 응원의 미담을 남겼던 사람이 지혜 씨였다는 사실에 "너희가 있었구나"라며 감격했다.

그러자 지혜 씨와 수연 씨는 "아저씨가 어릴 때 저희한테 해주신 거 우리가 안 잊었으니까 나온 거다. 우린 1초도 고민 안 했다"라며 "수홍 아저씨를 겪어본 사람들은 절대로 이런 생각을 할 수 없었을 거다. 댓글 달면서도 너무 속상해서 울었다. 우리가 어리고 힘들 때 수홍이 아저씨가 있었잖으니 저희가 갚는 거다. 저희가 이렇게 자랄 수 있었던 것에 80%는 아저씨 덕분이다. 그만큼 저희한테는 존재가 (크다). 어릴 때 좋았던 기억들은 다 아저씨가 해준 것들이더라. 아저씨 덕분에 좋은 어른이 됐다"는 진심을 전했다.

눈물바다가 된 현장에서 박수홍은 "그 친구들이 나를 지옥에서 끌어냈다. 나를 응원해주는 댓글들을 보며 날 살게 해주는 생명줄 같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사진 = KBS 2TV '신상출시 편스토랑' 방송 캡처]

오윤주 기자 sop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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