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 참사' 잊지 말자!...경험자 손흥민·김영권 꿀팁 전수할 때

[마이데일리 = 도하(카타르) 이현호 기자] 한국 축구 흑역사에 빠질 수 없는 이름이 알제리다.

8년 전인 2014 브라질 월드컵. 당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러시아, 알제리, 벨기에와 함께 H조에 편성됐다. 1차전에서 러시아와 1-1로 비기고 희망을 품었다. 2차전 상대 알제리는 ‘첫 승 제물’로 평가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과 달랐다. 한국은 북아프리카 복병 알제리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전반에만 내리 3실점하며 0-3으로 하프타임을 맞았다. 후반에 손흥민, 구자철이 각 1골씩 넣었으나 1실점을 추가해 2-4로 대패했다. 알제리전 패배로 비판이 극에 달했다.

이어진 3차전 벨기에전에서는 선수들의 투지가 돋보였다. H조에서 가장 강한 상대를 만나 0-1 패배. 나름 선방이었다. 그럼에도 1승 실패, 16강 진출 실패 등 ‘실패’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21세기 한국 축구 최악의 월드컵이라는 혹평까지 받았다.

당시 대회를 교훈 삼아야 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24일(현지시간)에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우루과이와 0-0으로 비겼다. 스타 플레이어가 즐비한 남미 강호와의 맞대결에서 승점 1점을 챙겼다.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이다.

2차전 상대는 아프리카의 가나다. 3차전 상대는 유럽의 포르투갈이다. 카타르 현장에서 만난 축구계 관계자들은 “우루과이전에서 잘했지만 2014 브라질 월드컵도 이렇게 시작했다. 2차전에서 알제리한테 질 줄 누가 알았겠느냐”며 경계의 끈을 놓지 않았다.

마침 조별리그 일정도 브라질 월드컵과 비슷하다. 조에서 두 번째로 강한 상대와 1차전에서 만나고, 아프리카 팀을 2차전에서 만나고, 유럽 강호와 3차전에서 만나는 순서다. 브라질 월드컵 멤버 중 손흥민, 김영권, 김승규는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도 출전했다. 이들의 경험담이 필요한 순간이다.

선수들도 알제리 참사를 기억하고 있다. 25일 기자회견에서 만난 송민규는 “브라질 월드컵 다녀온 선배들로부터 아직은 들은 조언이 없다. 오늘 훈련 끝나고 저녁 식사하면서 따로 조언을 해줄 것”이라고 했다.

김민재는 “저희들은 우루과이보다 가나가 더 힘든 상대라고 생각한다.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황인범 또한 “가나는 아프리카 특유의 리듬이 있는 팀이다. 세계적인 팀들이 아프리카 상대로 고전하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황의조도 “이제 2차전만 준비하겠다”는 말로 가나를 경계했다.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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