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는 피 흘렸고 외인들은 흔들린다…정찬헌·한현희, 그립지 않을까[KS]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에이스는 피를 흘렸다. 언제 다시 나갈지 모른다. 외국인투수들은 고비를 맞이했다. 키움이 정찬헌과 한현희를 한국시리즈 엔트리서 제외한 게 옳았던 결정일까.

키움 에이스 안우진의 다음 등판 시점은 알기 어렵다. 1일 SSG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서 평소와 달리 제구가 다소 흔들린 건 손가락 물집 탓이었다. 심지어 피까지 흘렸다. 정황상 4~5일 고척 3~4차전 선발 등판은 힘들어 보인다.

여기에 2선발 에릭 요키시는 포스트시즌 들어 선발과 구원을 계속 오가고 있다. KT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 선발 등판에 이어 5차전서 구원 등판했다. 그리고 이틀 쉰 뒤 LG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이미 이때부터 평소와 같은 내용이 아니었다.

요키시는 충분히 쉰 뒤 1일 한국시리즈 1차전서 다시 구원으로 나섰다. 1⅓이닝 2피안타 1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썩 좋지 않았다. 그리고 이틀 쉰 뒤 4일 한국시리즈 3차전에 또 선발 등판한다. 경기의 중요성, 전문 선발투수의 ‘불펜 알바’의 어려움을 감안할 때 분명 힘겨운 일정이다. 2차전을 생중계한 SBS 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도 이 부분을 지적했다.

올 시즌 ‘최저연봉 외인’ 타일러 애플러는 포스트시즌서 기대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KT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서 5이닝 1실점(비자책), LG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과 4차전서 1승1패 평균자책점 2.00을 찍었다.

그러나 나흘 쉰 뒤 2일 한국시리즈 2차전서 5이닝 6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2볼넷 5실점으로 크게 흔들렸다. 요키시와 달리 불펜 알바는 하지 않았지만, 여러모로 체력이 소진될 시점이 됐다는 의견이 많다.

문제는 4일 3차전을 요키시로 버티면 5일 4차전부터 선발등판할 투수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불펜 데이’로 버티거나 시즌 막판부터 불펜으로 돌아선 최원태가 나설 가능성이 있다. 최원태도 1일 1차전서 구원 등판한 상태다.

안우진의 페이스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고, 외국인투수들은 힘에 부칠 때가 됐다. 결과론이지만, 키움은 왜 선발이 가능한 한현희와 정찬헌을 제외했을까. 한국시리즈는 준플레이오프나 플레이오프와 달리 ‘중기전’ 성격의 단기전이다. 선발투수 3명을 쓰는데 컨디션이 완전치 않을 수 있다는 걸 너무 간과한 것은 아닐까.

홍원기 감독이 플레이오프부터 한현희와 정찬헌 대신 택한 카드는 좌완 이영준, 우완 이명종이다. 그러나 활용도는 떨어진다. 올 시즌 토미 존 수술과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이영준은 예년의 위력은 아니다. 주로 스코어가 벌어진 상황에 나선다. 심지어 이명종은 플레이오프부터 단 1경기도 등판하지 못했다.

지나간 일이지만, 정찬헌의 경우 KT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 선발 등판해 2이닝 3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했다. 당시 잘 맞은 타구가 많긴 했지만, 지나치게 빨리 뺀다는 인상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당시 한현희가 2⅔이닝 3실점으로 무너지면서 승기도 건넸다.

어디까지나 결과론이다. 요키시나 향후 중용될 가능성이 큰 최원태가 잘 해줄 수도 있다. 최원태의 경우 페이스가 괜찮다. 하지만, 여러모로 선발과 불펜 모두 위태로워 보이는 게 사실이다. 특히 안우진과 요키시는 지친 기색이 보이기 시작했다. 3~4이닝 정도 던질 수 있는 정찬헌과 한현희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정찬헌(위), 한현희(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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