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호는 삼성에 있으면 안되는데…" 이대호는 왜 한탄을 했을까

[마이데일리 = 부산 윤욱재 기자] "(강)민호는 삼성에 있으면 안 되는 선수인데…"

이제는 그라운드를 떠나는 이대호(40·롯데)의 뼈있는 한마디였다.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이대호의 은퇴 기자회견. 이 자리에서 강민호와 손아섭의 이름이 언급됐다. 무슨 이유 때문이었을까. 최근 강민호가 방송 인터뷰에서 이대호를 언급하다 뜨거운 눈물을 쏟은 것이 화제가 됐기 때문. 손아섭도 7년 연속 150안타란 대기록을 세우고 "뼈가 부러지지 않는 한 뛰어야 한다는 이대호 선배님의 말씀이 나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는 말을 남겼다.

그러자 이대호는 작심한 듯 "(강)민호는 삼성에 있으면 안 되는 선수다. 손아섭도 그렇다. 롯데에 뼈를 묻어야 하는 선수들이다. 떠날 때 마음이 많이 아팠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강민호는 2017시즌을 마치고 생애 두 번째 FA 권리를 행사했고 롯데를 떠나 삼성으로 이적하면서 롯데 팬들에게 적잖은 충격을 안겼다. 손아섭도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어 NC와 계약하며 롯데 팬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정말 '비밀번호'로 불렸던 힘든 시절부터 동고동락했는데 두 선수가 롯데에 없다는 자체가 선배로서 마음이 안타깝다"는 이대호는 "특히 민호는 내 뒤를 이을 선수라 생각했다"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대호의 생각에는 자신의 계보를 이을 롯데의 프랜차이즈 스타 1순위로 강민호가 자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강민호는 지금 롯데에 없다.

"민호가 삼성에 있지만 잘 했으면 좋겠다. 아섭이도 정말 열심히 노력한 선수다"고 옛 동료들을 응원한 이대호는 "앞으로 롯데 선수들이 다른 팀으로 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앞으로 롯데가 가슴 아픈 이별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진심을 전했다.

만약 올해 최고의 은퇴 시즌을 치른 이대호와 더불어 강민호, 손아섭 등 옛 동료들도 합세했다면 어땠을까. 이들은 롯데가 5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을 해냈던 황금 멤버였다. 롯데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며 사직구장을 용광로로 만들었다. 그 이후 롯데가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한 것은 2017년 딱 한번 뿐이다.

[롯데 이대호(오른쪽)과 삼성 강민호.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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