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상 받은 '윤석열차' 표절 의혹도…SNS에 퍼진 만화 보니

▲제23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카툰 부문에서 금상을 받은 만화 '윤석열차'(왼쪽), 보리슨 존슨 전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를 추진하는 모습을 풍자한 만화. /온라인 커뮤니티 및 더선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국내 한 만화 공모전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한 고등학생의 그림이 수상하면서 논란이 된 가운데, 해당 작품이 해외 정치 풍자 만화를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4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에는 논란이 된 ‘윤석열차’ 만화가 과거 영국 정치상황을 풍자한 일러스트를 표절한 것이라는 주장이 공유되고 있다.

네티즌 A씨가 캡처해 공유한 해당 만화는 지난 2019년 6월 영국 매체 ‘더 선(The Sun)’의 한 논평 기사에 첨부된 일러스트로,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로 추정되는 얼굴을 한 기차가 달려 가고 있고 뒤에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으로 보이는 인물이 기차에 석탄을 넣고 있는 모습이다.

당시 보수당 소속으로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즉 ‘브렉시트(Brexit)’에 앞장섰던 존슨 전 총리가 브렉시트 강행을 위해 조기 총선을 추진하는 모습을 풍자한 그림으로 보인다.

해당 작품은 최근 논란이 된 ‘윤석열차’라는 제목의 작품과 유사하다는 게 네티즌들의 주장이다.

이 만화는 윤 대통령의 얼굴이 담긴 열차에 부인 김건희 여사로 추정되는 여성이 조종석에 탑승하고, 칼을 든 검사 복장의 남성들이 객실에 줄줄이 타고 있다. 열차 앞에는 시민들이 놀란 표정으로 달아나고 있다.

고등학생이 그린 해당 만화는 지난달 30일부터 10월 3일까지 열린 제25회 부천국제만화축제에서 전시됐으며, 지난 7∼8월 진행된 제23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카툰 부문에서 금상을 받았다.

네티즌들은 이를 두고 “이 그림이 표절이면 수상 취소해야 하는 것 아니냐” “고등학생이 벌써 표절부터 배웠나”라고 비판했다. 반면 “우리나라 상황에 빗대 패러디를 한 것일 수도 있다” “표절이라고 보긴 어려울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해당 작품과 관련해 4일 “부천시 소속 재단법인인 만화영상진흥원이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주최한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정치적인 주제를 노골적으로 다룬 작품을 선정해 전시한 것은 학생의 만화 창작 욕구를 고취하려는 행사 취지에 지극히 어긋난다”며 만화제 주최 측인 만화영상진흥원에 엄중 경고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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