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핵실험 준비 정황… ‘종말의 무기’ 북극해 출항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BBNews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 사용 의지를 드러낼 러시아의 핵실험 준비 정황이 포착됐다. 핵 어뢰 포세이돈을 탑재한 러시아 해군 잠수함 K-329 벨고로드가 북극해로 출항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더타임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 의지를 더 선명하게 드러낼 핵실험을 계획하고 있다”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러시아가 포세이돈의 실험을 계획하고 있다’고 경고하는 첩보를 회원국과 동맹국들에 발송했다”고 전했다. 포세이돈은 서방 세계에서 ‘종말의 무기(doomsday weapon)’로 묘사된다.

더타임스는 러시아의 포세이돈 탑재 잠수함 K-329 벨고로드의 북극해 출항과 더불어 “지난 주말 러시아 중부지역에서 우크라이나를 향해 이동하는 러시아 국방부 핵 장비 전담 부서의 열차가 포착됐다”고 했다.

친러시아 성향의 텔레그램 채널 ‘리바르’는 러시아에서 대형 화물열차가 군 장비를 싣고 이동하는 영상을 게재했다. 폴란드 국방 전문가 콘라트 무시카는 이 열차를 “러시아 국방부에서 핵무기의 유지·관리·수송·배치를 담당하는 제12총국과 연계돼 있다”며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 의지에 대한) 위세를 높인다고 서방에 보내는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군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이런 움직임을 실제로 단행할 목적보다 ‘무력시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제한적인 수준의 전술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을 전문가들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가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6개월을 넘겨 수세에 몰리면서다.

러시아는 지난 2일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방어선이 우크라이나 포대에 뚫린 사실을 인정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도네츠크주 병참 요충지 리만을 탈환했고, 루한스크주 수복을 위해 진격하고 있다. 도네츠크와 루한스크는 각각 친러시아 세력과 러시아군에 장악돼 자치공화국을 주장하는 곳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우크라이나 점령지 4곳에 대한 합병을 선언한 뒤 “모든 수단을 동원해 영토를 지킬 것”이라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이 제국주의 시절 일본에 핵폭탄을 투하한 선례를 언급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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