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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남’, 윤종빈 감독과 아버지 그리고 ‘대부’[곽명동의 씨네톡]
22-10-0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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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윤종빈 감독 영화의 매력은 실화에서 나온다. 데뷔작 ‘용서받지 못한 자’는 자신이 겪은 군생활이 모티브가 됐고, ‘비스티보이즈’ 역시 치밀한 취재를 거쳐 생생한 디테일을 살렸다.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의 전성시대’는 경찰로 일했던 아버지 친구분의 이야기에서 소재를 끌어왔다.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첩보극이었다. ‘수리남’은 수리남을 장악한 마약 대부 전요환(황정민)으로 인해 누명을 쓴 민간인 강인구(하정우)가 국정원의 비밀 임무를 수락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논픽션과 픽션의 경계를 오가는 이들 영화의 등장인물들은 저마다 선명하고 굵직한 족적을 남긴다.


그의 영화에서 아버지의 존재가 두드러지게 표현된 영화는 ‘범죄와의 전쟁’과 ‘수리남’이다. 그는 2012년 ‘범죄와의 전쟁’ 기자간담회 당시 대학 1학년 때 돌아가신 아버지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윤 감독은 “집에 계신 아버지의 모습이 아닌 밖에서의 아버지 모습이 너무 궁금했다. 그래서 (이번 영화는) 아버지를 찾아가는 과정이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이 영화는 해고될 위기에 처한 비리 세관원 최익현(최민식)이 부산 최대 조직의 젊은 보스 최형배(하정우)와 손을 잡고 부산을 접수하는 이야기다. 극중 최익현은 두 동생을 결혼시키고 가족을 보살피기 위해 능란한 화술과 기막힌 처세술로 처절하게 생존하는 인물이다. 어느덧 노인이 된 후, 검사가 된 아들을 바라보는 최익현의 모습에선 어딘지 모르게 쓸쓸함이 배어 나온다.

‘수리남’의 강인구 역시 최익현이 겹친다. 강인구는 홍어를 수입하기 위해 수리남에 갔다가 전요한 목사의 마수에 걸려 졸지에 마약사범으로 몰린 뒤 국정원과 손잡고 반격에 나서는 인물이다. 그는 먼 타지에서 아이의 성적표를 받아보며 뿌듯해하고, 아내(추자현)에게 아무리 돈이 없어도 전세를 빼지 말라고 강조한다. 윤종빈 감독은 언론 인터뷰에서 “‘범죄와의 전쟁’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나쁜 짓을 하는 아버지의 이야기라면, ‘수리남’은 반대로 아버지이기 때문에 유혹적인 제안에도 선을 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수리남’은 전요한 목사 주변의 첩자가 누구냐는 흥미로운 플롯의 쫀득한 긴장감과 끝까지 살아남아 가족 곁으로 돌아가려는 강인구의 절박한 부성애를 결합해 호평을 받았다.


윤종빈 감독이 아버지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영화는‘대부’일 것이라고 짐작한다('범죄와의 전쟁' 마지막 대사도 "대부님"이다). 그는 과거 기자와 인터뷰에서 “‘대부’를 1,000번도 넘게 봤다”라고 말했다. 영화학도에게 ‘대부’는 마스터피스다. 스토리, 플롯, 연기, 촬영, 편집, 음악, 연출 등 모든 면에서 압도적이다. 그 가운데 윤 감독은 돈 비토 콜레오네(말론 브란도)에게 끌렸을 것이다. 콜레오네는 가족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하는 아버지가 아닌가. 어린 시절 이탈리아를 떠나 미국 범죄조직의 대부로 성장한 그는 가족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그의 아들 마이클(알 파치노)이 얘기하는 계율이 하나 있다. “패밀리에 맞서는 편에는 절대 서지 마라.”

최익현과 강인구도 비슷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내 가족을 절대 건드리지 마라.”

[사진 = 넷플릭스, CJ엔터테인먼트, 파라마운트]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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