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익 감독 특강, 날 살렸다”…‘정직한 후보2’ 장유정의 솔직 고백[MD인터뷰](종합)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영화 ‘정직한 후보2’ 장유정 감독은 25회차 촬영 당시 불안감이 엄습했다. 투자사, 편집기사 등에게 “내가 잘하고 있는지” 물어봤다. 모두 잘한다는 대답이었다. 그래도 두려움을 떨치지 못했다. 느닷없이 이준익 감독이 떠올랐다. 일면식도 없는데, 왜 생각났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자산어보’에서 이준익 감독과 인연을 맺은 윤경호 배우에게 연락처를 알아내 무작정 전화했다.

“제 영화를 한번도 안봤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도 찾아오라고 했어요. 예정된 회의 모두 취소하고 한걸음에 달려갔죠.”

이준익 감독은 까마득한 후배에게 3시간 동안 특강을 했다. 스스로를 의심하는건 잘하는 거라고 격려했다. 무엇보다 “자신을 믿고, 스태프를 믿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이후부터 자신감을 얻어 촬영을 마무리했다.

라미란 청룡 여우주연상 수상, 자식이 상 받은 기분

'정직한 후보2'는 화려한 복귀의 기회를 잡은 전 국회의원 '주상숙'(라미란 분)과 그의 비서 '박희철'(김무열 분)이 '진실의 주둥이'를 쌍으로 얻게 되며 더 큰 혼돈의 카오스로 빠져드는 웃음 대폭발 코미디. 1편보다 더욱 강력한 폭소탄을 터트리며 극장을 웃음바다로 만든다.

“라미란이 지난해 청룡에서 상받았을 때, 자식이 상 받은 기분이 들었더라고요. 내가 받은 것보다 더 기분이 좋았어요. 이름이 불리는 순간, 손이 떨리면서 벌떡 일어났죠. 너무 좋아했고 지금도 감사해요.”

그는 극중 주상숙(라미란) 캐릭터가 본인과 닮았다는 말에 “다혈질에 의협심이 강한 점이 비슷한거 같다”고 답했다.

“제가 실수가 많아요. 15살 때 했던 실수를 또 해요. 실수하고 반성하는 삶의 반복이죠. 그런 부분이 닮았어요. 솔직한 것도 주상숙과 비슷해요. 시나리오를 쓰다보면 말투도 비슷하게 나오더라고요.”

윤두준에게 관객은 어색한거 좋아한다고 말해줘

그는 윤두준에게 빌런 캐릭터를 제안했다. 오케이할지 몰랐는데 선뜻 하겠다고 답했다. 악역 연기에 진심이었다. 딱 한 커트가 필요하더라도 만사 제쳐놓고 지방 촬영장으로 내려왔다. 그런 열정이 영화에 잘 담겼다고 했다.

“실제 만나보니까 너무 착하더라고요. 촬영이 끝날 때마다 ‘안 어색해요?’라고 물어보길래, ‘사람들은 어색한거 좋아해. 신경 쓰지 말고 계속 연기해’라고 말해주었어요.”

김무열의 ‘진실의 주둥이’, 신의 한 수

‘정직한 후보2’의 압권은 김무열의 코믹연기다. 그가 ‘진실의 주둥이’를 장착하는 순간, 호흡곤란의 폭소가 터져나온다.

그는 뮤지컬 ‘김종욱 찾기’에서 김무열을 처음 봤다. 얼굴이 하얗고 소년같은 느낌이었다. 실제 만나보니 너스레를 잘 떨었다. 영화 ‘김종욱 찾기’ 1회차 첫 촬영때 카메오로 출연해 인연을 쌓았다.

“김무열의 ‘진실의 주둥이’가 살갑게 느껴질 거예요. 현실적이니까요. 라미란 입장에선 그의 속마음이 다 드러나니까 배신감도 느끼게 되죠. 김무열과 라미란의 티키타카는 충분히 이해받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어요. 김무열이 거짓말을 못하는게 한칼이었어요.”

‘시사 풍자 코미디’로 웃음 주고 싶어

‘정직한 후보’ 시리즈는 시사 풍자 코미디를 표방한다. 1편에서 재단비리를 다뤘다면, 속편에선 환경문제, 전시행정, 고위 관료와의 커넥션, 부동산 비리, 시멘트 비리 등을 다룬다. 그는 꼼꼼한 취재를 통해 이야기를 탄탄하게 만들었다.

“아파트 평당 건설비가 실제 가격의 10분의 1 수준이었어요. 그럼 나머지는 어떻게 될까라는 호기심에서 출발했죠. 시멘트 비리도 실제 상황이었고요. 깨끗한 해변에 일부러 쓰레기를 버리는 것도 사실에 바탕을 뒀어요. 관객이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도록 저는 문을 살짝 열어두는 역할을 하는거죠.”

그렇다면 ‘웃음기’를 쫙 뺀 리얼리즘 영화를 만들고 싶은 욕심은 없을까.

“기회가 오면 만들고 싶어요. 그런데 뭘 만들어도 희극성은 놓치고 싶지 않아요. 관객이 영화 보는 순간만이라도 웃었으면 좋겠어요. 어떤 장르를 하더라도 웃음은 꼭 넣어야죠.”

[사진 = NEW]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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