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나이차 극복한 끈끈한 우정…'절친' 700홈런에 숨기지 못했던 미소

[마이데일리 = 고척돔 박승환 기자]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리빙 레전드' 알버트 푸홀스가 통산 700홈런의 고지에 올라섰다. 자칭 '푸홀스의 절친' 래리 서튼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활짝 웃었다.

푸홀스는 지난 2001년 세인트루이스에서 데뷔, 11시즌 동안 MVP 3회, 올스타 9회, 실버슬러거 6회, 골드글러브 2회에 오르는 등 445홈런 1329타점 타율 0.328 OPS 1.037의 엄청난 성적을 남겼다. 이는 곧 '잭팟' 계약으로 이어졌다.

푸홀스는 2011시즌이 끝난 뒤 LA 에인절스와 10년 2억 4000만 달러(약 3415억원)에 계약을 맺고 새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푸홀스의 기량은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는 에인절스에서 단 한 번도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지 못했고, 10시즌을 뛰는 동안 222홈런 783타점 타율 0.256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푸홀스는 지난 시즌 중 에인절스와 결벌,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현역 생활을 이어갔고, 올해 '친정' 세인트루이스로 돌아왔다. 누적 성적이 엄청났지만, 눈에 띄는 기량 쇠퇴로 인해 700홈런 달성은 힘들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푸홀스는 2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원정 맞대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2홈런) 5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역사에 남을 경기였다. 첫 타석에서 침묵한 푸홀스의 방망이는 두 번째 타석에서 매섭게 돌았다. 푸홀스는 0-0으로 맞선 3회초 1사 1루에서 다저스 선발 앤드류 히니의 4구째 93.6마일(약 150.6km) 직구를 공략,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투런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푸홀스는 세 번째 타석에서 다시 폭발했다. 푸홀스는 2사 1, 2루의 득점권 찬스에서 바뀐투수 필 빅포드의 3구째 80.8마일(약 130km) 슬라이더를 힘껏 잡아당겨 이번에는 스리런홈런을 작렬시켰다. 699호 홈런은 좌완 투수, 700호 홈런은 우완 투수에게 뽑아내면서 우완 상대 500홈런, 좌완 상대 200홈런으로 마침내 700홈런을 만들어냈다.

연타석 홈런은 줄줄이 기록으로 이어졌다. 푸홀스는 24일 전까지 배리 본즈(762개), 행크 애런(755개), 베이브 루스(714개) 밖에 없었던 대망의 700홈런 고지를 밟았다. 그리고 행크 애런에 이어 메이저리그 역대 두 번째 '3000안타-300홈런'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래리 서튼 감독도 푸홀스의 700홈런 소식에 활짝 웃었다. 서튼 감독은 현역 시절인 지난 2000년 세인트루이스 산하 트리플A 멤피스 레드버즈에서 '루키' 푸홀스와 첫 만남을 가졌다. 그리고 2001년 세인트루이스 빅리그 팀에서도 한솥밥을 먹었다. 1970년생인 서튼 감독과 1980년생인 푸홀스는 10살의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당시의 인연을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서튼 감독은 2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 앞서 '푸홀스의 700홈런을 봤느냐'는 질문에 "정말 마음 깊숙이부터 응원을 했다"며 "어느 선수에게나 굉장히 특별한 순간이지만, 내게는 굉장히 친한 친구이기 때문에 친구가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는 것을 굉장히 감명 깊게 봤다. 특별한 하루인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서튼 감독에게 올 시즌은 굉장히 특별하다. 친구 푸홀스가 은퇴 시즌 엄청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것도 있지만, 'KBO 리빙 레전드' 이대호의 마지막을 함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많은 의미가 있는 시즌"이라며 "이대호의 마지막 챕터의 한 부분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에서 굉장히 영광"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알버트 푸홀스, 롯데 자이언츠 래리 서튼 감독. 사진 = AFPBBNEWS,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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