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 욕심 없는 야구천재가 탐낸다! "MVP? 투수보단 매일 뛰는…"

[마이데일리 = 고척돔 박승환 기자] "투수보단 매일 경기에 나서는 야수가…"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는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시즌 16차전 홈 맞대결에 중견수, 3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1홈런) 4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3루타를 생산하지 못하며 사이클링 히트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원맨쇼' 활약이었다. 첫 타석에서부터 '해결사' 면모를 뽐냈다. 이정후는 1회 1사 2루의 득점권 찬스에서 롯데 선발 박세웅의 초구를 공략해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뽑아내며 팀에 선취점을 안겼다. 그리고 후속타에 홈까지 밟는데 성공했다.

두 번째 타석에서는 유격수 직선타로 물러났으나, 세 번째 타석에서 단타를 만들어내 '멀티히트' 경기를 완성했다. 그리고 네 번째 타석에서 대포를 쏘아 올렸다. 이정후는 6-1로 앞선 5회말 1사 1, 3루에서 롯데의 바뀐 투수 김유영의 초구 135km 슬라이더를 공략,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스리런홈런을 작렬시켰다.

네 번째 타석까지 안타, 2루타, 홈런을 친 이정후는 사이클링 히트까지 3루타 1개만을 남겨뒀다. 하지만 다섯 번째 타석에서 아쉽게 병살타에 그치면서 아쉽게 진기록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하지만 고척 홈 최종전 9-5의 완승을 견인하며 기분좋게 경기를 마쳤다.

사이클링 히트는 의식하지 않았다. 이미 지난해 한차례 기록을 달성한 바 있기 때문. 이정후는 "작년에 해봤기 때문에 의식을 하지 않았다. 다만 4안타 경기와, 두 번째 타석에서 파울홈런이 아쉬웠다. 그래도 홈 최종전을 좋은 모습으로 잘 끝낼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올 시즌 이정후의 활약은 엄청나다. 프로 입단 이후 매년 성장하고 있지만, 올해 생애 첫 20홈런을 치는 등 장타 능력이 눈에 띄게 상승했다. 24일 경기를 마친 시점에서 타율(0.348), 타점(108점), 안타(184개), 출루율(0.420), 장타율(0.577)까지 시상이 진행되는 총 8개 지표 중 5개 부문의 1위를 유지했다.

현재 이정후를 비롯해 호세 피렐라(삼성 라이온즈), 투수 쪽에서는 안우진(키움), 김광현(SSG 랜더스) 등이 정규시즌 MVP를 노려볼 수 있을 정도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평소 타이틀에 욕심을 갖지 않는 이정후다. 그러나 농담으로나마 MVP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이정후는 '안우진과 본인 중 누가 MVP에 적합한가'라는 취재진의 말에 "만약 둘 중 한 명이라면 1년에 30경기 정도 나오는 투수보다는 매일 경기에 나서는 야수가 받아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미국도 투수에게 따로 주는 상(사이영상)이 있다"고 활짝 웃었다.

이정후는 최근 10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갈 정도로 타격감이 물이 올랐다. 최근 5경기만 놓고 보면 타율은 무려 0.667(15타수 10안타)를 기록 중이다. 지금의 기세라면 타격 5관왕도 꿈이 아니다. 다만 고척돔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만큼 잔여경기가 많지 않다는 것이 유일한 아쉬움이다.

이정후는 "올해 다치지 않고 끝까지 온 것만으로도 좋은 시즌을 보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경기가 띄엄띄엄 있어서) 조금은 아쉽다. 하지만 안 좋게 쉬는 것보다 좋게 쉬면 멘탈적으로 좋다. 아직 5경기가 남았기 때문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과연 이정후가 불규칙한 일정 속에 지금의 좋은 타격감 유지를 통해 타격 5관왕과 함께 정규시즌 MVP 수상의 '쾌거'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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