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할4푼대인데 결승타 10개? 만족 못해…고척 핫코너는 더 뜨거워야 한다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본인도 만족 못할 것이다.”

키움은 김민성(LG)이 2018-2019 FA 시장에서 사인&트레이드로 떠난 뒤 믿고 맡길만한, 확실한 3루수를 키우지 못했다. 몇몇 거포 유망주에, 외국인타자까지 3루에 배치해봤지만, 효과는 없었다. 그렇게 3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홍원기 감독은 올 시즌 송성문을 뚝심있게 풀타임으로 내세운다. 1~2군 스위치 폭이 넓고, 라인업 변화가 아주 잦을 정도로 젊은 선수들의 경쟁이 심하다. 그러나 3루만큼은 대부분 송성문이 지킨다. 2021시즌 중반 상무에서 전역한 뒤 2루수로도 나섰지만, 본래 3루가 자신의 포지션이다. 군 복무 전에도 3루 ‘도전자’였다.

136경기서 523타수 129안타 타율 0.247 10홈런 69타점 61득점 OPS 0.659. 풀타임으로 뛰면서 타격은 물론 실책도 14개로 커리어하이다. 5~6월에 타율 0.310, 0.333까지 찍었으나 후반기에는 0.233 3홈런 20타점 24득점.

풀타임이 처음이니 시즌 내내 균일한 페이스를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래도 눈에 띄는 기록이 있다. 결승타다. 무려 10개로 리그 공동 7위다. 올해 두 자릿수 결승타를 기록 중인 타자는 단 9명. 팀에선 이정후(13개)에 이어 2위.

송성문의 올 시즌 득점권타율은 0.253에 불과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시점에선 어떻게든 팀에 필요한 타격을 잘 했다는 의미다. 꼭 적시타가 아니더라도 팀 배팅으로 타점을 올렸다. 홍원기 감독도 23일 고척 두산전을 앞두고 “타율은 낮지만, 중요한 상황서 집중해 좋은 결과를 냈다”라고 했다.

풀타임 첫 시즌의 어려움을 이해했다. 그러나 여기서 뭔가 얻어내고 발전하는 것 역시 본인의 몫이다. 지난 3년간 키움 3루수들은 이 단계를 통과하지 못했다. 홍 감독은 “풀타임 첫 시즌이고 3루 수비는 무리 없이 잘 소화했다”라면서도 “타격 매커니즘을 공격력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생각을 바꿔야하지 않나 싶다”라고 했다.

현 시점에서 송성문은 애버리지와 장타 중 하나를 확실하게 잡지 못했다. 내부적으로는 애버리지보다 중거리 타자로 성장하는 게 옳다는 시선이다. 고척스카이돔 특성상 15홈런 정도 때리면서, 애버리지를 좀 더 올리면 중심타자로서 무게감이 생긴다.

홍 감독은 “시즌 전 기대를 많이 했고, 성적은 첫 풀타임 치고 괜찮다. 그래도 타율과 장타율(0.358) 모두 본인도 만족 못할 것이다. 아마 이정후를 보면서 타격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할 것이다”라고 했다.

키움은 장기적으로 ‘이정후와 아이들’을 탈피해야 한다. 냉정하게 볼 때 이정후가 2년 뒤 메이저리그로 떠나면 타선의 리더 역할을 해줄 선수가 없다. 리그 최고 2루수로 성장한 김혜성이 있다. 그래도 과거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이정후 수준의 중량감을 갖춘 기둥이 필요하다.

외부 FA 영입을 사실상 하지 못하는 구단이다. 송성문의 성장은 상당히 중요하다. 결승타 10개에 만족하면 안 된다. 고척 핫코너는 더 뜨거워야 한다.

[송성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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