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수창 18연패 소환한 스퀴즈 사나이…급기야 SSG 게임체인저로 성장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결과적으로 심수창을 소환해버렸다. 결정적 스퀴즈번트를 댄 이 타자는, 1군 풀타임 3년만에 팀의 게임체인저로 거듭났다.

SSG가 9월 들어 페이스가 좋지 않은데도 아슬아슬하게 1위를 지켜낸다. 22일 인천 한화전서 1-1 동점이던 8회에만 9득점하며 승부를 갈랐다. 이날 롯데에 덜미를 잡힌 2위 LG에 3.5경기 차로 도망갔다. 우승 매직넘버 9. 사실상 5부 능선을 넘은 듯하다.

결정적 장면은 단연 1-1 동점이던 1사 1,3루 찬스서 나온 최지훈의 스퀴즈번트였다. 최지훈은 타격 자세를 취하다 장시환이 투구 동작에 들어서자 번트 자세로 급선회, 초구 패스트볼을 2루 방면으로 툭 밀었다. 한화 내야진이 전혀 대응하지 못했다. 안상현이 홈을 밟으며 균형을 깼다.

최지훈의 번트는 분명 세이프티 스퀴즈였다. 자신이 1루에서 아웃됐으나 3루 대주자 안상현이 홈을 밟으면서 희생번트로 기록됐다. 결국 장시환은 후속 최정에게 적시타를 맞고 교체됐다. 후속투수 이충호, 김재영 역시 좋지 않았다. 장시환이 패전투수가 되면서 개인 18연패, 심수창을 소환했다.

최지훈의 번트가 벤치의 작전이 있었다면, 그만큼 최지훈에 대한 믿음이 남다르다는 의미다. 보통 그런 상황서 작전이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 혹시 최지훈의 독단적 선택이었다면 경기흐름을 읽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의미다.

최지훈은 이날 3타수 무안타에 1타점 1도루에 그쳤다. 그러나 최근 10경기 타율 0.333 6타점 7득점으로 괜찮다. 9월 18경기서 타율 0.254 1홈런 9타점 9득점으로 주춤하지만, 22일 경기처럼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한 건 분명하다. 시즌 타율(0.305)에 비해 득점권타율(0.369)기 확연하게 높은 게 특히 인상적이다.

김강민의 후계자를 넘어, 추신수가 은퇴하면 SSG 리드오프를 오랫동안 맡을 적임자다. 풀타임 3년차에 SSG가 치른 134경기 모두 출전했다. 자신과의 싸움 중이며, 시즌 막판 타격감이 완만하게 떨어지다 조정기에 돌입했다. 물론 발이 빠르고 센스도 좋아 수비와 주루 능력도 탁월하다.

타율 0.305 9홈런 56타점 90득점 29도루 OPS 0.787 득점권타율 0.369. 타율 12위에 득점권타율 3위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종합 WAR(수비 포함) 6.05로 6위, 타격 WAR 4.49로 9위, 조정득점생산력 120.3으로 28위, 승리확률기여도 1.83으로 13위.

연차 대비 성장속도가 가파르다는 게 2차 스탯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2차 스탯을 보면 이정후(키움), 소크라테스 브리토(KIA) 다음 가는 레벨의 중견수라는 게 여실히 드러난다. 전임 감독이 기대감을 안고 과감하게 기용했던 선수가 SSG를 넘어 리그를 흔드는 위치로 성장했다.

최지훈은 올해 생애 첫 포스트시즌까지 치른다. 이래저래 본인도, 팀도 잊을 수 없는 한 시즌의 막판에 이르렀다. 가을드라마를 멋지게 쓰는 일만 남았다.

[최지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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