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현진도 못한 대업…KIA 웃을 수만은 없다? 103억원 왼팔 ‘세심한 손길’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웃을 수만은 없다?

KIA 대투수 양현종이 대업을 달성했다. 22일 창원 NC전서 5이닝(5피안타 5탈삼진 1실점)을 소화하며 시즌 170⅓이닝을 기록했다. 2014년부터 올해까지 7시즌 연속 170이닝이라는 대업을 일궈냈다. 김광현(SSG)은 물론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도 한화 시절 하지 못했던 대기록이다.

양현종은 이날 KIA의 9연패를 끊어야 한다는 사명감을 안고 마운드에 올랐다. 엄청난 부담이 있는 경기. 그러나 대투수는 대투수였다. 후반기 들어 페이스가 확연히 처졌으나 이날만큼은 한창 좋을 때의 그 양현종이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이날 양현종의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143.8km였다. 시즌 평균 142.4km보다 빨랐다. 더구나 1~3회에는 140km대 후반의 패스트볼을 지속적으로 찍으며 NC 타선을 압도했다. 3회말 마지막 타자 손아섭을 147km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그런데 4회초 KIA 공격이 시작되기 전 중계방송 화면에 양현종이 급히 라커룸으로 빠져나가는 모습이 잡혔다. 이후 트레이닝 코치가 양현종의 왼팔을 세심하게 주무르는 모습도 보였다. 양현종이 4~5회에 변화구 위주의 투구를 한 점, 5회까지만 던진 점도 이와 연관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

경기를 중계한 SBS스포츠 이동현 해설위원은 투수의 팔꿈치 통증이 두 가지 종류가 있다고 했다. 근육이 뭉치면 당장 털어주면서 투구하면 괜찮은데 피로회복 속도는 늦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현종이 팔의 바깥쪽 부분을 만진 것으로 볼 때 큰 문제는 아닌 듯하다고 예상했다. 실제 큰 문제는 아니었다.

단, 이 위원은 피로누적이 원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7시즌 연속 170이닝은 대기록이지만, 그만큼 오랫동안 꾸준히, 많이 던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나마 미국에 몸 담은 작년이 상대적으로 가볍게 넘어간 시즌일 뿐이었다.

양현종은 정규시즌 통산 2156⅓이닝, 포스트시즌 통산 28이닝, 시범경기 통산 126⅓이닝을 기록 중이다. 여기에 국가대표팀 에이스로 소화한 이닝도 더하면 데뷔 후 정말 많은 공을 던져왔다. 올 시즌에도 2765개의 공으로 리그에서 세 번째로 많은 투구수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양현종은 건강하다. 2007년 데뷔 후 팔꿈치나 어깨에 칼을 대고 1년 이상 재활과 휴식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양현종의 진정한 가치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실제 자기관리가 철저하다. 등판하지 않는 날 다음 일정을 준비하는 루틴을 촘촘하게 이어간다.

다만, 피로누적과 부상에서 자유로운 투수는 한 명도 없다. 나이를 먹으면 누구나 조금씩 운동능력이 떨어진다. 양현종은 지금까지 슬기롭게 대처해왔지만, 미래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현역 통산이닝 1위인데다 30대 중반에서 후반으로 가는 이번 4년 103억원 계약이다. 이제 첫 시즌이다.

이날 팔 통증은 전력투구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고 봐야 한다. 크게 신경 쓸 일은 아니지만, 간과할 수도 없는 이슈다. 아직 양현종이 KIA 마운드에서 해야 할 일이 너무나도 많다. 양현종의 건강이 KIA 전력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다.

[양현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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