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억원 FA 2루수와 보상선수의 평행이론? 두산 중앙내야도 리빌딩 절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공격적인 것과는 안 맞고, 좀 덤비는 스타일이었지.”

SSG 42억원 FA 2루수 최주환은 8월부터 확연히 살아났다. 8월 19경기서 타율 0.314 7타점 7득점, 9월 14경기서 타율 0.320 5홈런 11타점 10득점이다. 타선이 힘이 떨어진 시기에 4번 타자를 맡기도 했다. 지난 1년 반 동안 속앓이를 한 SSG도 이제서야 한 숨 돌린다.

그런데 최주환의 반대급부로 두산으로 넘어간 2루수 강승호 역시 좋지 않았다. 강승호는 2021시즌 113경기서 타율 0.239 7홈런 37타점 47득점 OPS 0.676, 2022시즌 117경기서 타율 0.253 7홈런 55타점 45득점 OPS 0.684.

그러나 8월부터 강승호의 방망이도 꽤 날카롭다. 8월 21경기서 55타수 17안타 타율 0.309 3홈런 9타점 8득점, 9월 15경기서 57타수 19안타 타율 0.333 1홈런 9타점 8득점이다. 특히 최근 10경기서는 타율 0.375 1홈런 6타점 7득점이다. 18일 인천 SSG전서도 2안타 포함 추격의 1타점 2루타 한 방을 날렸다. 최근 11경기 연속안타를 기록 중이기도 하다.

두산이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며 왕조를 건설했던 건 김재호-오재원 키스톤콤비의 탄탄한 수비가 한 몫을 했다. 10개 구단 최강 중앙내야였으며, 둘 다 공수겸장이었다. 오재원이 타격에서 다소 어려움을 겪자 최주환이 치고 올라오기도 했다.

그러나 최주환은 SSG로 이적했고, 김재호와 오재원은 내년이면 38세다. 김재호는 올 시즌 89경기 출전에 그쳤다. 몸 상태가 예전 같지 않다. 애버리지도 0.212. 심지어 오재원은 17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들의 빈 자리를 신예 안재석과 강승호, 박계범 등이 주로 메워왔다. 앞으로 두산 중앙내야는 이들 위주로 돌아가야 한다. 특히 강승호의 경우 SK 시절 타격이 자질이 있다는 평가에 비해 성장이 다소 더뎠다. 내년이면 29세. 1군에서 417경기 정도 뛰었으면, 알껍질을 깰 때도 됐다.

그 신호탄이 최근 타격 호조와 밀접한 연관이 있을 수도 있다. 꽤 긴 구간 좋은 흐름을 이어가는 건 고무적이다. 비록 두산의 포스트시즌이 물 건너갔지만, 야구는 내년에도 계속된다. 김태형 감독은 18일 인천 SSG전을 앞두고 특유의 유쾌한 어투로 “작년 이맘때도 잘 했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잘할 때가 됐다. 성향이 공격적이라고 하면 안 맞는다. 공격적인 타격은 기술도 갖춰져야 하기 때문이다. 공격적이라기보다 좀 덤비는 스타일이었다. 이공, 저공 막 쳤다”라고 했다.

그러나 긍정적인 요소가 보인다. 김 감독은 “이제 투수의 볼배합, 타이밍을 생각하면서 치는 것 같다. 안 맞을 땐 좀 덤비는 스타일인데, 요즘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라고 했다. 18일 경기 역시 안타를 추가하며 괜찮은 흐름을 이어갔다.

김 감독은 올 시즌 최종순위와 별개로 좋은 경기력, 좋은 흐름으로 시즌을 끝내야 2023시즌을 준비하는 동력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비록 시즌 후 자신의 거취는 불명확하지만, 두산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확실하게 알고 있다. 공수를 겸비한 중앙내야를 다시 세워야 무너진 왕조를 다시 세울 수 있다. 강승호가 이젠 타격에서 한 단계 성장해야 한다.

[강승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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