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에서 주전, 그리고 태극마크→9개월만에 '신데렐라'된 김하경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정말 극적이다. 단 9개월만에 백업 세터에서 주전으로, 그리고 당당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터로 발돋움했다.

대한민국 여자 배구 선수들 중에 이렇게 극적인 선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이다. IBK기업은행 세터, 아니 대한민국 국가대표 세터 김하경의 극적인 인생스토리이다.

대한민국배구협회(KVA)는 2022 세계여자배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하는 국가대표팀 최종엔트리를 6일 확정했다.

세터 김하경, 염혜선, 리베로 김연견, 한다혜, 미들블로커 박은진, 이다현, 이주아, 아포짓 하혜진, 아웃사이드히터 박정아, 박혜민, 유서연, 이선우, 표승주, 황민경이 발탁됐다.

이중 당당히 김하경이 14명 밖에 없는 대한민국 여자 배구팀의 일원이 됐다. 그것도 올림픽 다음으로 가장 큰 대회인 세계대회에서 난생 첫 국가대표에 발탁됐다.

세계 대회는 오는 23일부터 10월 15일까지 네덜란드 및 폴란드에서 열린다. 이에 앞서 세자르호는 오는 11일 출국해서 12일부터 20일까지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한다

김하경은 지난해 11월 김사니 코치와 조송화 세터의 하극상이 일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IBK 기업은행의 백업 세터였다. 만년 후보로 배구인생을 끝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인생역전이 일어났다. 김호철 신임감독이 부임한 후 김하경은 난생 처음 프로팀에서 주전세터라는 중책을 맡았다.

그런데 하필 감독이 세계적인 세터였다. 김호철 감독이 부임한 12월 16일 첫날부터 정말 고생한 선수가 바로 김하경이었다. 호랑이 감독밑에서 눈물을 흘리며 버텼다. 아마도 평생 흘릴 눈물도 독사 같은 감독밑에서 지난 몇 개월 동안 다 쏟아냈다.

그 눈물이 열매를 맺었다. 당당히 국가대표 세터가 됐다. 사실 김호철 감독도 지난 7월초 지난 반년 넘는 시간동안 공들여 키웠던 팀의 기둥이 국가대표로 차출된다는 소식에 난감했다.

그렇지만 일생에 단 한번 밖에 없을 수도 있을 국가대표였기에 그녀를 보내주기로 했다. 당연히 팀으로써는 난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그녀가 고생한 것을 알기에 보내주었다.

지난 7월 김하경이 예비 엔트리에 포함되었을 때 김호철감독은 “국가의 부름을 받는 이상 보내줘야 할 것 같다”면서도 “14명에 포함되지 못해도, 포함되더라도 팀으로서도 김하경 개인적으로도 큰일이다. 이제 정말 한 시즌 믿고 맡길 정도의 실력을 갖춰나가고 있는 상황인데...”라며 말끝을 흐렸었다.

그렇지만 당당히 김하경은 국가대표로 최종 선발 됐다. 김호철 감독은 제자를 흔쾌히 보내줬다. 그리고 지금은 그녀가 국제무대에서 한단계 더 성숙한 선수가 되어 돌아오기를 바라고 있다.

정말 지난 9개월동안 대한민국 여자배구 판에 벌어진 신데렐라, 김하경의 극적인 스토리이다.

[사진=마이데일리 DB]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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