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옹의 아들’, 19년 만에 설움 떨쳤다...35세에 첫 선발 출전한 사연

[마이데일리 = 런던 유주 정 통신원] 올여름 프랑스 리그앙 올림피크 리옹으로 돌아온 골키퍼 레미 리우가 드디어 선발 출전 기회를 얻었다. 리옹에 처음 입단한 지 19년 만이다.

올해 서른다섯 살인 그는 리옹에서 자라 리옹을 통해 프로 축구에 발을 들였지만, 선발로 나서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리우는 1990년대 리옹 유스 아카데미를 거쳐 2003년 1군에 합류했다.

그러나 데뷔 기회는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다. 그는 3년을 기다린 끝에 2006년 11월 FC로리앙전에서 처음으로 벤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리우는 이듬해 여름 로리앙으로 임대 이적하기 전까지 리옹에서 한 시즌을 보냈지만, 단 한 경기에도 기용되지 못했다. 교체 출전 기회도 없었다.

리우는 결국 2007년 리옹을 떠났다. 이후 AJ오세르, 툴루즈FC, FC낭트 등 여러 팀을 거쳤고, 이번 여름 다시 리옹과 계약하며 15년 만에 친정에 복귀한 상황이다.

리우는 현지시간 지난 5일 AC 아작시오와의 2022-23시즌 리그앙 1라운드에서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마저도 그에겐 충분히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 당시 리옹은 아작시오에 2대1로 승리를 거뒀다.

이후 지난주 로리앙전에서 리우의 선발 출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당시 경기는 연기됐다. 그리고 현지시간 19일 밤 9시 열린 ES트루아AC와의 3라운드 경기에서 리우는 선발 수문장으로 출전했다.

사실 이날 기회도 리우에겐 기적 같은 상황이다. 공교롭게도 앞서 아작시오전에서 리옹의 주전 골키퍼 안토니 로페스가 레드카드를 받으며 퇴장 당한 덕에 리우에게도 기회가 열렸다. 로페스는 3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리우는 “‘집’으로 돌아와 그라운드 위에 서 있다는 사실에 너무 행복하다”며 “언제나 준비는 돼 있어야겠지만, 로페스에 대해서도 약간의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이날 많은 프랑스 매체들은 리우의 운명같은 복귀와 입단 19년 만의 첫 선발 출전에 주목했다.

한편 한 경기를 건너뛴 리옹은 오는 28일 오후 5시(한국시간 같은날 자정) 스타드 드 랭스와 원정 경기를 치른다. 리옹은 지난 2021-22시즌 리그앙을 7위로 마무리한 바 있다.

[사진 = AFPBBNews]

유주정 통신원 yuzuju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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