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GG가 타격도 잘 하네…잘 나가는 SSG, 외인타자 리스크마저 해결하나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메이저리그 골드글러브 출신 외야수가 아프고 나니 타격도 잘 한다.

SSG 김원형 감독은 외국인타자 후안 라가레스를 두고 “야구에 대해 진지한 모습이 보인다. 타석에서 공을 잘 본다. 그리고 확실한 플랜이 있는 것 같다. 홈 구장 배팅케이지에 산다”라고 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무려 850경기를 뛴 베테랑이다. 자신만의 비기, 노하우가 없을 수 없다.

사실 라가레스의 스펙 중 가장 눈에 들어오는 건 뉴욕 메츠 시절이던 2014년 외야수 골드글러브 수상이다. 오로지 수비력만으로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2014년 이후에는 한 번도 받지 못했으나 수비 관련 수치는 대체로 좋았다.

실제 SSG랜더스필드에서 LG 채은성의 좌측 담장 상단을 때릴 듯한 타구를 펜스에 붙어 점프 캐치했던 호수비부터, 기본적인 포구, 백업 및 커버 플레이까지 흠잡을 게 없다. 이미 최지훈, 김강민이라는 신구 짐승수비수들이 있는 걸 감안하면 SSG 외야수비력은 리그 최상위권이다.

그런데 라가레스가 타격도 잘한다. 메이저리그 통산 타율이 0.250이니 KBO리그에선 2할7~8푼 정도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14경기서 47타수 13안타 타율 0.277 1홈런 8타점 5득점이다. OPS 0.646에 득점권타율 0.364.

OPS로 보듯 장타율(0.340)과 출루율(0.306)이 돋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비교적 찬스에서 강하다. 12일 인천 KT전과 13일 잠실 두산전서는 잇따라 2안타를 터트렸다. 좌측과 중앙으로 날카로운 타구를 보내며 점점 타격감을 올린다.

특히 눈에 띄는 건 2~4일 키움과의 고척 3연전 이후 본격적으로 감각을 올린다는 점이다. 라가레스는 2일 경기 후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 3일 경기 선발라인업에서 빠졌다. 한 타석만 소화했다. 4일 선발라인업에 복귀, KBO리그 데뷔 첫 홈런을 터트렸다. 그런데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 때의 걸음이 부자연스러웠다. 결국 교체됐다. 5~7일 인천 삼성전서는 단 한 타석만 소화하는 데 그쳤다.

8~9일 휴식에 이어 10일 KT전부터 정상적으로 나섰다. 4경기서 17타수 5안타로 괜찮다. 좀 더 넓게 보면 햄스트링 통증을 느낀 이후 타격 페이스가 올라온다고 봐도 무방하다. 타격감이 올라올 때가 돼서 올라오는 것이지만 시점이 흥미로운 건 사실이다.

또 하나 인상적인 건 삼진이다. 50타석을 소화해 5차례에 불과하다. 전임 외국인타자 케빈 크론은 1루 수비는 좋았는데 삼진이 많고 애버리지가 너무 떨어졌다. 라가레스는 크론처럼 홈런을 많이 칠 수 있는 타자는 아니다. 그러나 수비력이 확실하고 타석에서 좀처럼 삼진을 쉽게 당하지 않는다. 득점권타율을 지금 수준(0.364)을 유지하면 전체적인 영양가는 크론보다 나을 수 있다. 일단 좀 더 표본이 쌓일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

SSG는 특별히 걱정되는 파트 없이 여유 있게 시즌 막바지를 향해 달려나간다. 페넌트레이스 1위가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다. 외국인타자의 생산력이 거의 유일한 고민이었으나 그마저도 라가레스가 해결할 조짐이다.

[라가레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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