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람 선배는 내게 인생을 가르쳐줬다" 150km 파이어볼러 후배의 고백

[마이데일리 = 대전 윤욱재 기자] "내게 인생을 가르쳐주신 분이다"

150km 파이어볼러 후배의 고백이다. 최근 사회복무요원 복무를 마치고 소집해제된 우완투수 박상원(28)이 한화로 돌아왔다. 한화는 10일 박상원을 1군 엔트리에 등록했고 박상원은 복귀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가 사회복무요원으로 지내면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복귀를 향한 준비는 어떻게 했는지 들어봤다.

지금으로부터 거의 2년 전이다. 박상원은 지난 2020년 12월부터 인천 송도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를 시작했다. 박상원이 일과를 마치고 향한 곳은 엄정욱과 윤희상이 운영하는 야구 아카데미였다. 이들 사이에 다리를 놔준 이는 다름 아닌 정우람이었다. 정우람은 SK(현 SSG) 시절 엄정욱, 윤희상과 동료로 지냈던 사이. 후배 박상원을 위해 기꺼이 연락을 취한 것이다.

"송도에서 운동할 곳이 마땅치 않았는데 (정)우람이 형이 전화를 해주셔서 엄정욱 감독님과 윤희상 코치님이 있는 아카데미에서 많이 배울 수 있었다"는 박상원은 "엄정욱 감독님과 윤희상 코치님이 진심으로 선수를 생각하고 잘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지도해주시더라. 내가 빨리 준비할 수 있는데 큰 도움이 됐다. 그리고 왜 SK가 강팀이었고 투수들이 다 잘 했는지 알 수 있었다. 스스로 많이 반성했다. 사실 나는 프로에서 어느 정도 활약을 하고 나서는 큰 욕심도 없었고 만족했었다"고 말했다.

가장 큰 소득은 자신의 공에 대한 확신이었다. 박상원은 "내가 가장 헷갈렸던 것이 풀렸다. 예전에는 새로운 구종을 계속 연습했는데 지금은 기존 구종에 대한 확신이 생기면서 내 무기를 정확하게 다듬자고 생각을 정립했다. 사실 주위에서 '빠른 공이 있으니까 느린 공도 하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것이 나에게는 큰 스트레스였다"라고 밝혔다.

박상원이 아카데미에서 적잖은 소득이 있었던 것은 정우람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박상원은 "우람이 형은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고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셨다. 내게 인생을 가르쳐주신 어른이다. 거칠었던 나를 많이 다듬어주셨다. 내가 실타래가 꼬이면 이를 잘 풀어주신 분"이라면서 정우람이라는 '인생 선배'를 크게 의지하고 있음을 이야기했다.

박상원은 올해 근무지를 서산으로 이동했고 일과를 마친 뒤 서산구장으로 건너가 훈련을 이어갔다. 박상원이 벌써 150km에 달하는 빠른 공을 던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박상원은 "서산에서 트레이닝 파트에 계신 코치님들이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 지금 내가 150km를 던질 수 있는 이유다. 몸을 만들고 어떻게 해야 아프지 않고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지 배웠다. 사실 트레이닝 코치님들이 퇴근을 하셔야 하는데 내가 밤에 운동이 끝날 때까지 곁에서 도와주셨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지난 4일 소집해제된 박상원은 5일 고양 히어로즈와의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1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직구 최고 구속이 150km까지 나왔다. 그가 빠르게 1군 무대로 돌아올 수 있는 비결이라 할 수 있다.

[박상원(첫 번째 사진)과 정우람.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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