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그롬 볼 어때?" ML 꿈꾸는 안우진의 질문, 김하성에게 돌아온 대답은?

[마이데일리 = 고척돔 박승환 기자] "기회가 되면 앞으로 야구를 같이 하고 싶은 형"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은 올해 21경기에 등판해 11승 5패 평균자책점 2.17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클래식 스탯이 우수한 것은 물론,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는 5.02로 KBO리그 투수들 중 2위, 타자를 포함하면 전체 5위를 달리고 있다.

올 시즌에는 그동안 '꿈의 구속'으로 불리던 최고 160km를 기록하는 등 매 등판이 '커리어 하이'로 이어지고 있다. 홍원기 감독도 "만화로만 봤다"며 "어릴 때 언론을 통해 놀란 라이언이 던졌다는 것만 봤다. 160km를 던진다는 것은 정말 상상도 못해봤다"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안우진이 해외 무대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아직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저연차 시절 부상 등으로 인해 풀타임 시즌을 치른 경험이 없기 때문. 하지만 안우진의 '꿈'은 명확하다. 언젠간 세계 최고 레벨의 선수들이 모여 있는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서는 것이다. 재능은 두말할 나위 없지만, 꾸준한 경험을 바탕으로 부족한 점을 메우는 중이다.

안우진은 2018년부터 3시즌 동안 한솥밥을 먹은 '선배'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자주 연락을 주고받으며 '빅 리그'에 대한 꿈을 키워가는 중이다. 서로 포지션이 다르지만 김하성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평소 김하성과 연락이 닿으면 어떠한 이야기를 나눌까.

안우진은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어떠냐는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내가 신인 때부터 (김)하성이 형이 좋은 말을 너무 많이 해줬다. 그렇기에 내가 믿고 잘 따른다. 멘토라고 할 수 있다. 내가 못 던졌을 때나 잘 던졌을 때 어떻게 행동하고 준비해야 하는지 등 자세한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준다"고 설명했다.

아직은 큰 무대에 도전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빅 리그 선수로서의 생활이 구체적으로 궁금한 시기는 아니다. 하지만 제이콥 디그롬(뉴역 메츠) 등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선수들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안우진은 "메이저리그는 아무나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TV로만 보던 선수들을 상대하는 것을 보면 대단하다. '디그롬 볼은 어때?'라고 묻기도 한다. TV 또는 유튜브로만 보기 때문에 실제 타석에 서서 상대했을 때 어떤지 궁금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빈말로도 너(안우진)와 비슷해라는 말은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하지 않는다"고 쑥스럽게 웃었다.

메이저리그 '2년차' 김하성은 올해 104경기에서 86안타 6홈런 39타점 7도루 타율 0.247 OPS 0.695를 기록하며 이미 지난해 활약을 넘어섰다. 안우진 입장에서는 빅 리그에서 뛰고 있는 김하성이 대단할 따름.

그는 "나는 아직 멀었지만, 하성이 형을 보면 멋있다. 같은 야구 선수로서 부럽기도 하고 존경한다. 같이 야구를 해봤지만, 팀 메이트로서 정말 좋은 형이다. 믿고 따를 수 있는 존재다. 어디가 될지 모르겠지만, 기회가 되면 앞으로 야구를 같이 하고 싶은 형"이라면서도 "미국에서 계속 잘했으면 좋겠다"고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KBO리그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펼친다면, 안우진이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는 것도 결코 꿈은 아니다. 안우진의 모습만을 보기 위해 찾은 것은 아니지만 지난 10일에는 고척스카이돔에 무려 8개 구단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가 찾았다. 하지만 안우진은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 사진 = AFPBBNEWS,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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