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피라 부산 싸나이 아이가!"...이대호의 말 한마디에 되찾은 미소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괜찮아. 이렇게 성장하는 거야'

이대호의 따뜻한 위로에 최준용이 웃을 수 있었다.

롯데 자이언츠는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돌아온 '털보 에이스' 스트레일리의 5이닝 무실점 투구와 신용수, 정훈의 홈런포를 앞세워 4-3으로 승리했다.

승리는 했지만 9회 아찔한 상황이 있었다. 4-1로 앞선 9회 롯데는 최준용을 마운드에 올렸다. 최근 최준용은 코로나19로 이탈한 마무리 김원중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첫 타자 이용규를 우익수 플라이 아웃으로 돌려세우며 출발은 좋았다. 하지만 김태진, 김준완, 김혜성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다음 타자는 이날 안타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던 이정후였다. 하지만 이정후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한점 차로 바짝 추격을 당하게 되었다.

최준용은 더 이상 마운드에서 버티지 못하고 김도규과 교체되었다. 다행히 2사 1.2루 위기에서 구원 등판한 김도규가 푸이그와 김휘집을 처리하며 롯데는 승리할 수 있었다.

짜릿한 승리를 거둔 롯데 선수들의 얼굴에서 미소가 가득했다. 하지만 단 한 사람 최준용만은 승리의 기쁨을 만끽할 수 없었다. 부진한 투구로 자칫 역전패를 당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때 축 처진 어깨로 모자를 벗고 관중들에게 인사하던 최준용 옆에 이대호가 다가왔다. 이대호는 어깨동무를 하며 '괜찮다. 이렇게 하면서 성장하는 거다. 어깨 펴라'라며 위로했고 대선배의 따뜻한 위로의 말 한마디에 최준용은 다시 웃을 수 있었다.

최준용은 202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1차 지명을 받은 롯데 마운드의 미래다. 지난해 44경기에서 4승 2패 20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5이라는 빼어난 피칭을 선보였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잦은 보직 변경과 포지션 경쟁으로 인한 심리적 불안으로 들쑥날쑥한 투구를 하고 있다.

지난 3일 LG와의 경기에서는 오른 팔꿈치를 움켜쥐며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되기도 했다. 다행히 병원 검진 결과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최근 팔 각도가 낮아지며 패스트볼의 위력이 떨어졌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최준용은 지난 시즌 오른쪽 어깨 견갑하근 파열 부상을 당한 이력이 있다. 서튼 감독은 최근 최준용의 부진을 부상이 아닌 일시적 현상이라 말했다. 최준용도 아프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롯데의 말대로 부진의 원인이 부상이 아닌 심리적인 요인이라면 이대호 같은 대선배의 위로는 심리적으로 큰 힘이 될 것이다.

롯데는 가을야구에 대한 기적과 같은 희망을 바라보고 있다. 마지막 5강 끝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지난해 보여줬던 최준용의 모습이 간절하다. 하루 빨리 예전의 위력적인 모습으로 돌아가야 롯데는 반등할 수 있다.

[이대호의 따뜻한 위로에 미소를 되찾은 최준용.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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