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둘째 날 ‘용산의 밤’…윤 대통령, 화상회의뒤 밤 10시께 퇴근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침수피해 사망사고가 발생한 서울 신림동 빌라를 찾아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윤석열 대통령은 9일 밤 늦게까지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 머물며 수도권 일대의 기록적인 집중호우 상황을 챙겼다. 그는 집중호우 첫날인 전날 밤에는 서초구 서초동 자택에서 전화로 상황 대응을 지시해, ‘대통령실 이전에 따른 국정 공백 리스크가 현실화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한겨레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9일 대통령실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대통령실 참모 등으로부터 호우 상황 등을 보고받고 밤 10시10분께 서초동 자택으로 퇴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퇴근 전 밤 9시30분께 한 총리가 정부서울청사에서 집중호우 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자, 대통령실 지하 국가위기관리센터로 내려가 이 회의에 화상으로 참여했다. 윤 대통령은 이 회의에서 수도권 전기·교통 상황 등을 점검하고 대처 중인 공무원들을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부터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의 관계기관 긴급 점검회의와 이어진 국무회의에 이어 일가족 3명이 침수피해로 숨진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주택을 방문하는 등 하루 종일 집중호우 대응에 총력을 쏟았다.

윤 대통령은 10일에는 대통령실에서 하천홍수 및 도심침수 대책회의를 연다.

윤 대통령이 지난 8일 밤 용산 집무실이 아닌 서초동 자택에서 전화로 호우 피해 대응책을 지시한 것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은 “무조건 대통령실과 관저를 옮기겠다는 대통령의 고집이 부른 참사”(조오섭 대변인)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대통령이 현장·상황실로 이동하게 되면 대처 인력들이 보고나 의전에 신경쓸 수밖에 없어 대처 역량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재난 상황마저 정쟁 도구화를 시도하지 마라”고 반박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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