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5선발 자원"…부진한 팀 성적→NO.1 히트상품, 드디어 보직 찾았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질 때도 이길 때도 팀이 필요로 할 때면 마운드에 오르던 '마당쇠' 나균안(롯데 자이언츠)이 드디어 제대로 된 보직을 찾았다. 남은 시즌을 선발 투수로 활약하게 됐다.

나균안은 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시즌 9차전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투구수 81구, 3피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역투, 시즌 2승째를 손에 넣었다.

나균안의 올 시즌 활약은 '투수 전향 2년차'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다. 나균안은 입단 전부터 '초고교급' 포수로 많은 눈길을 끌었고 지난 2017년 2차 1라운드 전체 3순위 '포수'로 롯데 자이언츠의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프로 레벨에서의 활약은 다소 아쉬웠다.

나균안은 포수 3시즌을 뛰는 동안 총 216경기에 출전해 5홈런 24타점 타율 0.123 OPS 0.376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포수는 캐칭(프레이밍)과 블로킹, 도루 저지 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은 포지션인데다, 나균안에게 경험을 전수하고 끌어줄 선수가 많지 않았다. 급기야 나균안은 2021시즌에 앞서 실시한 스프링캠프에서 부상을 당해 조기 귀국하는 아픔을 맛봤다.

롯데는 나균안의 장점인 '강한 어깨'를 살리기 위해 투수 겸업을 제안했다. 나균안은 당초 2군에서 포수와 투수를 겸하며 경험을 쌓아 나갔으나, 이내 완전 전향을 택했다. 그리고 첫 시즌 23경기에서 1승 2패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6.41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올 시즌 활약은 더욱 눈부시다. 나균안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어려움 속에서도 31경기(5선발) 2승 4패 2홀드 평균자책점 4.23을 기록하고 있다. 선발 투수로는 5경기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5.19, 불펜 투수로는 2패 2홀드 평균자책점 3.69를 마크하고 있다. 그야말로 '애니콜', '마당쇠'라는 수식어가 붙지 않을 수가 없는 활약이다.

롯데가 글렌 스파크맨을 방출, '슈퍼루키' 김진욱이 기복이 심한 피칭으로 인해 2군으로 내려가면서 선발 로테이션에 큰 공백이 생겼다. 롯데는 나균안을 대체 선발 투수로 내세웠고,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그 결과 나균안은 올 시즌이 끝날 때까지 선발의 중책을 맡게 됐다.

래리 서튼 감독은 나균안이 지난 5일 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의 투구를 본 뒤 "기대했던 것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원할 때 원하는 구종을 스트라이크존에 넣었다가 빼는 등 제구도 잘 됐다"며 "나균안은 우리팀 최고의 5선발 자원이다. 앞으로 나균안은 선발 투수로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롯데는 댄 스트레일리를 시작으로 찰리 반즈-박세웅-이인복-나균안으로 이어지는 선발 로테이션으로 남은 후반기를 치를 전망이다.

투수 전향 첫 시즌 46⅓이닝을 던진 나균안은 올해 벌써 72⅓이닝을 소화하는 중이다. 일각에서는 급격히 늘어난 투구수와 이닝으로 인해 나균안을 우려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하지만 나균안 "팬분들이 건강에 대해 많이들 걱정해 주시는데, 프로 선수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의무다. 내가 더 잘 막았으면 됐는데, 점수를 주다 보니 걱정을 하시는 것 같다"고 혹사 의혹에 대해 선을 그었다.

불펜보다는 선발 투수가 이닝, 투구수, 휴식일을 관리하는데는 더 효율적이다. 불펜으로 계속해서 뛰는 것보다 선발로 전환이 나균안에게도 더 큰 도움이 될 수밖에 없다. 부진한 성적 속에 올 시즌 최고의 히트 상품 나균안이 시즌이 끝났을 때 어떠한 성적표를 받아들까.

[롯데 자이언츠 나균안.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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