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불펜에 38세 승리요정 있다…충격의 승률 50%, 급기야 3연투까지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충격적이다. 후반기에 마운드에 오르면 절반은 승리투수가 됐다. 선발이 아닌 구원투수의 승률이 50%다.

주인공은 SSG 38세 트랜스포머 노경은이다. 노경은은 6일 인천 삼성전서 2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구원승을 챙겼다. 시즌 9승(3패2홀드)째. 평균자책점을 2.60으로 낮췄다. 전반기 8경기서 5승3패 평균자책점 3.38을 찍은 건 후반기를 위한 예고편이었다.

노경은은 후반기 시작과 함께 불팬으로 보직을 변경했다. 두산, 롯데 시절 워낙 불펜 경험이 많아 부담 없었다. 선발진에 숀 모리만도와 박종훈의 자리를 만들기 위한 베테랑의 희생이었다. 불안한 불펜을 보강하는 차원이기도 했다.

불펜에 가니 전반기 선발로 뛸 때보다 더욱 펄펄 난다. 후반기에 이미 8경기에 호출 받았다. 무려 4승에 2홀드, 평균자책점 제로다. 8경기 중 4경기서 2이닝을 소화했다. 1이닝 셋업맨은 물론, 2이닝 내외 소화 역시 가능하다. 선발투수 경험도 풍부하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건 노경은이 불펜에서 투구내용도 좋지만 승운마저 따른다는 점이다. 노경은이 실점을 하지 않고 SSG 타선이 터져 승리하는 게 일종의 공식이 됐다. 후반기에 노경은이 등판한 경기의 50%는 그렇게 끝났다. 6일 경기만 해도 노경은이 연장 10~11회를 실점 없이 넘어가자 타자들이 연장 11회에 경기를 끝냈다.

노경은의 구원승 속출을 어떻게 봐야 할까. 일단 김원형 감독이 박빙 승부, 동점에 투입하는 경우가 잦다. 그만큼 노경은에 대한 신뢰가 크다. 필승계투조의 서동민이 재정비 차원에서 2군에 내려간 상황. 마무리 서진용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김택형과 서진용보다 더욱 안정감이 있다. 노경은은 김택형과 서진용 사이에 들어가도 되고, 서진용 뒤에 나가도 된다.

또한, 노경은은 후반기 12이닝을 소화하면서 5개의 안타, 1개의 볼넷만 내줬다. 피출루율이 낮기 때문에 시원시원하게 이닝을 소화한다. 수비하는 야수들의 집중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수비를 짧게 끝내면 공격에서 좋은 흐름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노경은은 매 경기 구종 선택 비중이 다르다. 어떤 날은 포심, 또 다른 날은 슬라이더, 싱커, 커브, 스플리터까지 다양하다. 때문에 타자가 예측하고 대응하는 게 쉽지 않다. 경험의 힘이 승리요정의 진면목이다.

그런 노경은의 6일 구원승은 3연투였다. 경기 전 김원형 감독은 “본인은 하겠다고 할 텐데 내가 말릴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또 마운드에 올라 구원승까지 따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경은이가 휴식 타이밍이었는데도 연장에 들어가면서 자원등판 한 부분은 감독으로서 너무 고맙게 생각한다”라고 했다.

노경은은 “질 것 같지 않았다. 올 시즌 팀이 루징 시리즈를 했던 기억이 많이 없어서 그만큼 승리를 통해 위닝시리즈 기회를 살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동점이 됐을 때 버티기만 하면 팀이 이길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3연투다 보니 힘들진 않았지만 패스트볼 구위가 평소보다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에 타자의 타이밍을 뺐기 위해 변화구를 많이 활용했던 게 주효한 것 같다. 또 마지막에 (오)태곤이가 다이빙캐치로 아웃카운트를 잡아 매우 결정적으로 도움을 준 것 같다”라고 했다.

[노경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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