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홈런’ 판사님도 ‘73홈런 약물왕’ 추격은 무리? 정의구현은 언제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저지가 본즈를 잡을 현실적인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 MVP 1순위는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다. 저지는 5일(이하 한국시각)까지 올 시즌 102경기서 386타수 115안타 타율 0.298 43홈런 93타점 89득점 OPS 1.062를 기록했다. 홈런, 타점, 장타율(0.676), 루타수(261개)에서 메이저리그 전체 1위.

MLB.com이 5일 보도한 MVP 모의투표에서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를 압도했다. 이유는 역시 경이적인 홈런 페이스 덕분이다.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왕은 확정적이다. 과거 ‘약물 홈런왕’들을 소환할 페이스라서 더욱 화제다.

저지는 올 시즌 386타수에서 43홈런을 뽑아냈다. 9.0타수당 1홈런씩 쳤다. 뉴욕 양키스는 56경기를 남겨뒀다. 저지가 잔여 전 경기서 4타수씩 추가한다고 가정하면 25홈런을 추가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즉, 68홈런 페이스라는 의미. 그러나 MLB.com은 66홈런 페이스라고 했다.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홈런은 2001년 베리 본즈의 73홈런. 당시 새미 소사가 64홈런으로 2위를 차지했다. 소사는 1999년에는 63홈런으로 또 2위에 올랐다. 당시 홈런왕은 65홈런의 마크 맥과이어였다. 그런 맥과이어는 1998년에 70홈런을 쳤다.

이들은 훗날 금지약물 복용이 드러나면서 이미지가 추락했다. 본즈와 소사, 맥과이어를 제외하면 1961년 로저 매리스의 61홈런, 1927년 베이브 루스의 60홈런이 60홈런 타자로 남아있다. 더구나 매리스와 루스 모두 양키스 소속이었다. 때문에 올해 저지가 지금 페이스를 유지하면 양키스 홈런 역사는 물론 역대 최다 ‘약물 청정’ 홈런왕 타이틀을 가질 수 있다.

MLB.com은 5일 팀의 106경기 기준 저지와 과거 6~70홈런타자들의 홈런 페이스를 비교했다. 2001년 73홈런의 본즈와 1998년 70홈런의 맥과이어 모두 45홈런이었다. 43홈런의 저지가 본즈와 맥과이어보다 약간 페이스가 느리다.

즉, 저지가 지금 페이스를 유지해도 본즈를 넘어서긴 어렵다. 본즈마저 넘어서면 약물왕들을 완벽하게 청산할 수 있지만, 일단 약물왕 제외 역대 최다홈런 타자에 도전하는 것에 의미를 둬야 할 상황이다.

MLB.com은 명확하게 정리했다. “저지가 본즈를 잡으려면 56경기서 30홈런을 쳐야 하는데 그건 안 될 것이다”라고 했다. 역대 시즌 막판 56경기서 가장 많은 홈런을 친 타자는 2017년 지안카를로 스탠튼(뉴욕 양키스)의 32홈런이다. 그러나 MLB.com은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저지는 그렇게 해본 적이 없다. 이미 한 것보다 페이스를 더 올리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심지어 팬그래프의 예측프로그램으로는 저지가 잔여 56경기서 16홈런을 추가, 시즌 59홈런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무래도 시즌 막판에는 대부분 타자가 체력이 떨어지면서 타격 페이스가 떨어진다.

현실적으로 저지는 1961년 매리스의 61홈런을 바라보고 뛰어야 한다. MLB.com은 양키스의 잔여 56경기가 열릴 원정구장들의 파크팩터를 계산, 저지가 앞으로 11타수당 1홈런씩 치면 매리스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판사님이 올해 정의구현은 어렵더라도 양키스 홈런역사 창조와 함께 역대 최고 '약물 청정' 홈런타자가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저지. 사진 = AFPBBNEWS]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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