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최고 외인투수의 봉인해제? 156km 무력시위…안우진 긴장해라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전력투구하고 있다.”

SSG 윌머 폰트는 올 시즌 KBO리그 최고투수다. 20경기서 13승4패 평균자책점 2.07. 퀄리티스타트 16회에 7이닝 이상 2자책 이하 초특급 투구가 13회다. 다승, 피안타율(0.184), WHIP(0.83) 1위에 평균자책점, 최다이닝(135이닝) 2위, 탈삼진(124개) 3위.

작년에도 좋은 투수였지만, 올 시즌에는 압도적이다. 일단 스피드 욕심을 버리면서 실투가 줄어든 게 눈에 띈다. 구속은 물론 탈삼진 욕심도 버리고 맞춰 잡는 투구를 하며 투구수를 관리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많은 이닝을 소화한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폰트의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149.0km. 작년 149.3km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그러나 보정된 기록이다. 7월14일 인천 키움전(151.6km), 24일 잠실 두산전(153.4km), 30일 광주 KIA전(152.4km)서 잇따라 평균 150km를 넘겼다.

직전 17경기 중 패스트볼 평균 150km를 넘긴 건 단 4경기였다. 심지어 150km대 초반이었다. 그래서 최근 3경기가 이례적이다. 특히 후반기 두 경기는, 작심하고 세게 던지는 느낌이었다. 지난달 30일 KIA를 상대로는 최고구속 156km를 찍었다.

최근 3경기서 평소보다 패스트볼 스피드가 2~3km 빨라지자 볼넷도 합계 8개를 내줬다. 올 시즌 폰트는 제구가 잡히며 볼넷 허용을 최소화해왔다. KIA전서는 집중타도 맞으며 5회까지 무려 119개의 공을 던졌다. 오랜만에 퀄리티스타트를 하지 못했다.

김원형 감독도 당연히 인지하고 있다. 김 감독은 “그렇지 않아도 투수코치와 그 얘기를 했다. 요즘 전력투구를 한다. 이전에는 직구를 던져도 속도를 조절했다. 초구~2구와 2S 이후의 스피드를 구분하는 느낌이었다면, 어젠 계속 전력투구를 했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폰트는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김 감독은 “본인의 컨디션이 올라와서 그랬을 수도 있고, 상대 타자들의 컨디션을 생각했을 수도 있다. KIA의 경우 최근 타격 컨디션이 좋았다. 평소보다 맞는 횟수가 늘어날 것 같아서 전력투구를 했을 수 있다”라고 했다.

장, 단점이 명확하다. KIA전서 보듯 스피드가 올라가면 제구와 커맨드가 조금씩 흔들린다. 김 감독은 “스윙이 돼야 할 게 파울커트가 되면서 투구수가 늘어났다. 아무래도 전력투구를 하면 가운데로 형성돼 파울이 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고전했다”라고 했다.

그러나 스피드는 폰트의 장점이다. 때로는 보여줄 필요도 있다. 마음만 먹으면 150km 중반의 공을 뿌린다는 이미지를 타자들에게 심어주면서, 심리적으로 흔들 수 있다. 김 감독도 고개를 끄덕였다. 선택은 폰트의 몫이다. 전력분석, 투수코치, 포수 등은 조력자다.

폰트는 4일 고척 키움전 선발 등판이 예상된다. 키움 에이스 안우진의 등판일이 3~4일 중 하루로 예상된다. 어쩌면 156km와 156km가 맞붙을 수 있다. 폰트가 ‘완급조절 모드’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안우진은 물론, 스탯티즈 기준 올 시즌 패스트볼 평균 152.5km를 찍는 로버트 스탁(두산)과의 스피드 경쟁도 볼거리다.

[폰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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