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이승엽 넘었는데…이정후 2000안타 못 친다? ML 정복, 불가능 없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정후(키움)가 KBO리그에서 2000안타를 못 친다? 말이 안 되는 얘기가 아니다.

KBO리그 최고타자 이정후가 28일 수원 KT전서 또 한번 역사를 새롭게 썼다. 28일 수원 KT전서 0-0이던 3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웨스 벤자민에게 볼카운트 1B2S서 4구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우전안타를 터트렸다.

23세 11개월 8일, 747경기만에 1000안타를 돌파했다. 국민타자 이승엽의 최연소(25세 8개월 9일), 아버지 LG 이종범 2군 감독의 최소경기(779) 기록을 한꺼번에 넘어섰다. KBO리그 최고, 대세를 넘어 레전드로 뻗어갈 발판을 마련했다.

이제 데뷔 6년차, 만 24세다. 앞으로 야구를 할 날이 했던 날보다 훨씬 많이 남아있다. 심지어 군 복무도 해결한 상태다. 단순하게 계산해보자. 6년간 1000안타씩 만 40세까지 뛰면 3000안타를 넘어 4000안타도 가능하다. 역대 최다안타 1위 박용택(2504안타)을 거뜬히 넘어설 수 있다.

그러나 이정후는 박용택은 고사하고 2000안타도 치지 못하고 은퇴할 수도 있다. 또 그래야 이정후의 야구인생과 한국야구에 한 획을 제대로 그을 수 있다. 뜬구름 잡는 소리라고 할 수 있지만, 말이 안 되는 게 아니다. 지금까지의 행보만 보면 현실성이 떨어지는 얘기가 아니다.

이정후는 지난 2월1일, 고흥 스프링캠프 첫 날에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꿈을 분명하게 밝혔다. 빠르면 2023시즌 이후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갈 수 있다. 2024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지만, 현 시점에선 2023시즌 후 태평양을 건너는 게 유력하다. 즉, 2년 뒤 만 25세부터 메이저리거가 될 수 있다.

이미 이정후에 대한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의 평가는 끝난 상태다.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 가는 건 더 이상 이슈거리가 아니다. 언제 어느 팀에 얼마를 받고 가서 성공할 수 있느냐에 초점이 맞춰진다.

그렇다면 현실적인 상상을 해보자. 이정후가 25세 시즌부터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성공할 경우, 장기계약을 맺지 말라는 법이 없다. 나이가 무기다. 즉, 2023시즌 이후 은퇴할 때까지 KBO리그에 돌아오지 못하거나 돌아와도 전성기가 지난 이후일 수도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펄펄 날면 KBO리그 통산 2000안타를 치고 싶어도 사실상 강제로 못 칠 수 있다는 뜻이다.

메이저리그는 젊은 스타들을 절대 쉽게 놓아주지 않는다. 이정후로선 메이저리그에서의 ‘적응과 입증’의 문제가 남아있을 뿐이다. 이 조차도 시간문제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추신수가 올 시즌 전 공개적으로 이정후의 메이저리그에서의 성공을 확신했다. 최근 키움 강병식 타격코치도 시행착오는 있겠지만, 결국 지금의 타격 매커니즘으로도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궁금한 건 이정후의 한미통산안타다. 1년 반 이후 KBO리그 통산 2000안타를 달성하는 건 불가능하다. 대신 그 어떤 선수보다 메이저리그에 빨리 진출하기 때문에, 성공만 한다면 수준급의 한미 누적스탯이 기대된다.

참고로 이승엽은 KBO리그에서 2156안타, 일본에서 686안타를 쳤다. 한일통산 2842안타를 치고 은퇴했다. 뒤이어 이대호가 28일까지 KBO리그 2132안타, 일본 622안타, 메이저리그 74안타까지 한미일 2828안타를 기록 중이다.

과연 이정후는 먼 훗날 은퇴할 때까지 한미통산 몇 개의 안타를 적립할까. 그리고 정말 KBO리그에서 2000안타를 칠 기회를 잡지 못할까. 다시 말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롱런하면 KBO리그 통산 2000안타를 치고 싶어도 못 치고 은퇴할 수도 있다. 야구 팬들이 행복회로를 돌려도 좋은 주제다.

[이정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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