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조금은 미안했어'...친정팀에 비수 꽂은 이지영 '삼성왕조 멤버들에게 찾아가 전한 위로'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2-2로 맞선 11회 친정팀에 비수를 꽂은 끝내기 안타를 쳤던 키움 이지영이 친정팀 동료들을 만났다.

이지영은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8번 포수로 선발 출장해 연장 11회 경기를 끝내는 안타를 치며 삼성에게 창단 최다 12연패를 안긴 주인공이다.

이지영의 끝내기 안타는 프로 데뷔 후 첫 끝내기 안타였기에 그 기쁨은 더했다. 전날 물세례를 받으며 짜릿한 승리를 맛본 이지영은 23일 경기가 시작되기 전 삼성 선수들과 코치들의 장난 섞인 핀잔을 들으며 우정을 과시했다.

경기 시작되기 30분 전 키움 이지영과 삼성 강민호는 외야 그라운드 중앙에서 만났다. 전날 경기에서 서로 역전을 주고받았던 타자들이면서 안방마님들이다. 두 선수는 10여 분 동안 이야기를 나눈 뒤 헤어졌다. 그런데 갑자기 이지영이 삼성 더그아웃 쪽으로 뛰어 오더니 인사를 하며 환하게 웃었다.

바로 정현욱 코치와 권오준 코치를 보고 반가운 마음에 달려온 것이다. 이지영은 2008년 경성대를 졸업한 뒤 육성 선수로 삼성에 입단한 뒤 2018년까지 11년 동안 삼성에서 뛰었던 선수다. 정현욱, 권오준과는 환상적인 배터리 호흡으로 철벽 불펜을 완성하며 삼성왕조를 함께 했다.

이지영은 2019시즌 삼성, 넥센(현 키움), SK(현 SSG)의 삼각 트레이드로 키움으로 이적했지만 이들과는 여전히 끈끈한 우정을 과시하고 있었다.

운명의 장난처럼 친정팀 삼성을 상대로 개인 첫 끝내기 안타를 뽑아냈지만 옛 동료를 찾아가 위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한편 삼성은 후반기 첫 경기서 구단 창단 최다 연패를 11로 끝내기 위해 선발투수 원태인에 이어 외국인 ‘투펀치’ 앨버트 수아레즈를 구원 등판시키는 초강수를 뒀지만 실패했다. 팀의 시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허삼영 감독이 양현의 보크가 아니냐며 6분간 강력히 항의하다 스피드업 규정 위반으로 퇴장당했지만 연패를 끊을 수는 없었다.

삼성은 오늘 푸른 눈의 에이스 뷰캐넌이 연패를 끊기 위해 선발 등판한다. 과연 길고 긴 연패의 늪에서 탈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삼성 옛 동료들을 찾아가 위로한 키움 이지영.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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