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패하니 무신경↔올림픽 4강 떼거리로 기념촬영...팬들은 인산인해인데 협회는?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정말 안타깝다. 대한민국 여자 국가대표팀이 5일 오후 5시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를 위해 5월27일 미국으로 출국한지 약 한달 10일 만이다.

대표팀은 도쿄 올림픽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국제배구연맹(FIVB) VNL에서 랭킹 포인트를 쌓은 후 파리 올림픽 티켓을 따낸다는 계획을 갖고 출국했었다. 하지만 12전 12패를 당하고 귀국했다.

예상된 결과지만 너무나 처참했다. 한달여 동안 미국-브라질-불가리아로 이어지는 강행군을 했지만 결과는 참담했기에 호된 질책을 받았고 받고 있다. 어쩔수 없다.

그런데 이날 귀국한 여자배구팀은 대한민국 배구협회로부터 버림을 받은 듯 했다. 성적이 좋지 않다보니 입국장인 인천공항에는 협회 고위 관계자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현장 취재 나갔던 마이데일리 기자의 전언이다. 특히 감독은 백드롭도 없이 공항 창가에서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반면에 한달여동안 고생한 ‘자식’들을 챙기기 위해서 몇몇 프로팀 여자 배구 관계자들이 공항에 일찌감치 나와서 “고생했다”며 소속 선수들에게 꽃다발을 주고 저녁 식사를 데리고 갔다고 한다.

성적은 어쩔수 없다. 그렇지만 그래도 국제대회에 선수단을 파견한 협회는 이들을 챙겨야 한다. 성적이 좋든 아니든 간에 위로라도 전하면서 다독거려야? 협회이다.

지난 해 8월 도쿄올림픽 귀국 장면을 보자. 올림픽 4강에 올랐을 때 오한남 배구협회 회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전부 인천공항에 나가서 선수들을 환영했다. 이들을 붙잡고 ‘끝까지 빛난 투혼, 값진 4강’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기념사진 찍기에 바빴던 협회 관계자들이었다.

특히 김연경에게 억지로 대통령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하라고 강요 회견 때문에 팬들이 분노하기도 했었다.

성적이 좋았을 때는 떼거리로 공항에 나와서 생색내기에 바빴던 협회 암원들은 12전 전패를 당해 귀국한 VNL대표팀을 맞이하기위해서는 몇몇 임원만이 공항에 나왔다고 한다.

물론 협회 직원은 차가 막혀서 겨우 선수들이 입국장을 빠져나오는 시간에 도착했다. 하지만 프로팀 관계자들은 일찌감치 공항에 나와서 선수들을 맞이했다. 특히 수많은 팬들이 공항에 나와서 선수들을 환영했다.

얼마만큼 협회 관계자들이 무신경한 것인지 알 수 있는 입국 현장이었다. 참고로 회장은 바레인에 나가 있다고 한다.

사실 12전전패를 당했으면 협회는 참담한 성적에 대해서 팬들에게 사과를 했어야 한다. 하지만 이번 대회가 끝난 후 그 누구도 사과는 하지 않았다. 세자르 감독도 마찬가지이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협회의 행태를 보면서 이런 집행부에 대한민국 여자배구의 미래를 맡겨야 한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세자르 전패 감독 입국. 팬들로 가득찬 입국장. 도쿄 올림픽때 기념촬영한 오한남 회장. 사진=인천공항 유진형 기자]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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