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억' 타자도 '추풍낙엽'…롯데 '에이스'가 완벽하게 돌아왔다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역시 만만한 투수가 아니었다. 롯데 자이언츠 '에이스' 찰리 반즈가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특히 처음 상대는 팀을 상대로 매우 강한 면모를 이어갔다.

반즈는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시즌 8차전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6⅓이닝 동안 투구수 98구, 7피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역투를 펼쳤다.

반즈는 당초 롯데가 '에이스'로 영입한 투수가 아니었다. 보장금액은 글렌 스파크맨보다 높았지만, 계약 총액에서는 19만 달러(약 2억 4600만원)나 적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스파크맨보다 반즈가 '에이스'라는 칭호에 더욱 걸맞았다.

반즈에 대한 전력 분석이 완벽하게 진행되지 않았던 지난 4월 페이스는 엄청났다. 6경기에서 무려 5승을 쓸어 담았고, 해당 기간의 평균자책점은 0.65에 불과했다. '포스트 이대호' 한동희와 월간 MVP를 놓고 집안 싸움을 벌일 정도였다.

역대급 성적을 거둘 것만 같았던 반즈도 시즌을 거듭하면서 부침을 겪기 시작했다. 5월에는 5번의 등판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4.29로 조금씩 부진을 겪더니 6월에도 5경기 1승 4패 평균자책점 4.34로 썩 좋지 않았다.

부진보다는 운이 지독하게 따르지 않았다. 반즈는 지난 5월 24일 SSG 랜더스전부터 6월 8일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4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이는 KBO리그 역대 최초의 불명예 기록이기도 했다.

래리 서튼 감독은 최근 반즈의 체력 등을 고려해 4일 휴식 로테이션을 5일로 변경할 뜻을 밝혔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나온 반즈는 역시 달랐다. 오프시즌 4+2년 총액 115억원의 김현수도 반즈의 공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반즈는 LG 트윈스의 타선을 추풍낙엽으로 만들었다.

이날 반즈는 최고 148km의 포심 패스트볼(35구)를 바탕으로 슬라이더(32구)-체인지업(17구)-투심 패스트볼(10구)-커브(4구)를 섞어 던지며,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을 기록하며 시즌 8승째를 수확했다.

시작부터 깔끔했다. 반즈는 경기 초반 특별한 위기 없이 LG 타선을 완벽하게봉쇄했다. 1회에는 투구수 9구, 2회에는 7구 만에 아웃카운트를 3개씩 만들어내는 저력을 선보였다. 특히 4회까지 '타격 머신' 김현수를 상대로는 슬라이더를 구사해 두 개의 삼진을 솎아냈다.

첫 위기는 경기 중반에 찾아왔다. 반즈는 5회말 2사 이후 이재원 안타-유강남 몸에 맞는 볼-손호영 내야 안타를 내주며 2사 만루에 몰렸고,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반즈는 3B-0S의 불리한 스타트를 끊었으나, 두 개의 스트라이크를 만들어내더니 박해민을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첫 위기를 넘겼다.

이번에도 위기 관리 능력은 빛났다. 반즈는 6회 1사후 김현수와 채은성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2, 3루에 몰렸다. 하지만 오지환을 2루수 뜬공으로 잡아내더니 문보경에게는 삼진을 뽑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그리고 7회 이재원에게 볼넷, 후속타자 유강남을 삼진 처리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하지만 김유영이 승계 주자의 득점을 허용하며 1실점으로 경기를 마치게 됐다.

LG가 처음 만나는 좌완 투수에게 유독 약한 경향을 보일 때가 있다. 하지만 충분한 휴식을 갖고 마운드에 오른 반즈는 최근 엄청난 상승세를 타고 있는 LG 타선을 묶어내며 다시 상승세에 불을 지폈다.

[롯데 선발투수 반즈가 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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