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펑' 포수 미트를 찢을 듯한 투구...'ML 15승' 페냐, 불펜 투구는 어땠을까?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대전 유진형 기자] '펑펑펑'

지난 28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는 포수 미트에 공이 꽂히는 소리가 불펜 전체에 울려 퍼질 정도로 우렁차게 들렸다. 불펜 포수는 "나이스 피칭", "오케이", "굿" 등을 외치며 투수의 사기를 끌어올렸다.

바로 한화가 그토록 기다리던 페냐의 첫 불펜 투구 모습이었다. 페냐는 메이저리그 6시즌 동안 통산 104경기(선발 24경기) 15승 8패 평균자책 4.66을 기록한 투수다. 특히 9이닝당 탈삼진 9.22개로 높은 탈삼진율이 장점인 선수다. 9이닝당 볼넷도 3.28개로 수준급 제구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라운드에서 수비 훈련을 지켜보고 있던 수베로 감독이 페냐의 투구 소식을 듣고 불펜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페냐는 지난 10일 한화와 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40만 달러. 총액 50만 달러에 계약을 한 뒤 26일 한국에 입국했다. 입국하자마자 가벼운 캐치볼로 컨디션을 끌어올렸고 팀에 합류한 뒤 3일 만에 불펜 투구를 시작한 것이다.

이날 페냐는 패스트볼,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골고루 던졌고 총 24개의 투구를 했다. 150km를 쉽게 넘기는 패스트볼은 경쾌한 소리와 함께 포수 미트로 빨려 들어갔고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 헛스윙을 유도하는 결정구 슬라이더도 예리하게 꺾여 들어갔다. 역회전으로 들어가는 체인지업도 좌타자에게 효과적일 거 같았다.

아직 시차 적응 문제로 100%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위력적인 투구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미국에서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투구를 했던 터라 실전 준비가 잘 된 상태였다. 옆에서 지켜보던 수베로 감독과 로사도 투수코치도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페냐를 격려했다.

로사도 투수코치는 페냐 뒤에서 투구하는 모습을 핸드폰으로 촬영하기도 했다. 그리고 투구를 마친 페냐와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눴다.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 페냐를 위해 스페인어로 대화가 진행되어 정확한 내용은 알 수 없었지만 로사도 코치는 야구공을 손에 들고 한국 타자들의 성향에 맞는 투구 패턴을 설명하는듯 했다. 그리고 페냐는 코치의 조언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선수단과 첫인사 때부터 "나는 열려 있는 사람이다. 어떤 말이든 걸어줬으면 한다. 열린 마음으로 받아 들을 준비가 되어있다"라며 KBO리그 적응을 위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선수다.

수베로 감독은 그의 적극적인 자세를 높이사며 "이번 주 토요일 또는 일요일 등판할 예정이다. 정확한 날짜는 결정하지 않았지만 주말에 나설 것이다"라고 선발 등판을 예고했다.

한편 페냐는 지난주 첫 등판한 라미레즈와 함께 한화의 새로운 '원투 펀치'로 활약해 줘야 한다. 올 시즌 한화는 팀 전력의 반이라고 할 수 있는 외국인 투수 없이 시즌의 반을 소화했다. 카펜터와 킹험이 부상으로 도합 7경기 출장에 그치며 고작 1승을 합작하고 짐을 쌌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수가 없는 사이 한화는 프로야구 40년 역사상 3년 연속 10연패 이상을 기록한 유일한 팀이라는 불명예를 기록했다. 그리고 3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제 한화는 새로운 '원투 펀치'와 후반기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페냐는 한화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까?

[첫 불펜 투구에서 위력적인 모습을 선보인 페냐. 사진 = 대전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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