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팀 ‘차세대 거포’에게 열광할 때…106억원 ‘원조 거포’는 조용히 이승엽 쫓는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SSG팬들이 차세대 거포에 열광할 때, 원조 거포는 조용히 불을 뿜는다.

SSG의 6월 히트상품은 단연 ‘차세대 거포’ 전의산이다. 전의산은 6월에만 15경기서 57타수 21안타 타율 0.368 3홈런 16타점 11득점 OPS 1.121로 맹활약한다. 경쟁자 케빈 크론이 1군에 복귀했지만, 전의산이 경쟁에서 앞서는 형국이다.

호쾌한 장타력에 신인답지 않은 변화구 공략 능력이 돋보인다. 좀 더 표본이 쌓인 뒤에도 실적이 떨어지지 않으면 신인왕 후보에 오르지 말라는 법도 없다. SSG 팬들은 요즘 전의산 보는 맛으로 야구를 본다.

그러나 놀랍게도 전의산이 6월 SSG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가 아니다. 차세대 거포보다 106억원 ‘원조 거포’ 최정이 더 잘 나간다. 2일 인천 KT전서 투구에 손등을 맞은 뒤 8일 창원 NC전까지 결장했다.

10일 인천 한화전부터 본격적으로 선발 출전했다. 이후 25일 인천 NC전까지 12경기 중 무안타는 단 2경기였다. 22일 인천 두산전부터 25일까지 3경기 연속 포함 무려 7경기서 멀티히트를 작성했다. 6월에만 타율 0.417 4홈런 19타점 17득점 OPS 1.269.

사구 세계신기록 보유자지만, 몸쪽 공략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분명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을텐데 오히려 슬럼프에 시달린 5월(타율 0.207 4홈런 13타점 OPS 0.679)보다 더 잘 나간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최정은 문보경(LG, 0.429), 정은원(한화, 0.420)에 이어 이정후(키움)와 함께 6월 타율 공동 3위다. 심지어 6월 OPS는 1.269로 MVP급 시즌을 보내는 이정후(1.201)를 제치고 1위다.

SSG가 차세대 거포의 ‘현실 거포’로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사이, ‘현실 거포’는 조용히 레전드를 향해 한발, 한발 나아간다. 최정은 극도로 조심하지만, 가슴 한 구석에 통산홈런 1위에 대한 꿈이 있다. 작년 연말 시상식서 이승엽의 KBO 통산 최다홈런(467홈런)을 2년 뒤(당시 기준 2023시즌)에 넘어설 수 있겠다고 했다.

최정은 2016년부터 작년까지 30홈런을 못 친 시즌이 2019년(29홈런) 뿐이다. 애버리지가 30홈런이다. 올 시즌은 25일 인천 NC전서 반환점을 돌았으나 10홈런. 예년에 비해 페이스가 처진다. 그래도 5~6월에 잇따라 4홈런을 터트리며 이승엽도 하지 못한 17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몰아치기 능력도 있다.

현재 통산 413홈런이다. 빠르면 2023시즌 막판이나 늦어도 2024시즌 초반에는 충분히 KBO 통산 최다홈런 주인공에 오를 수 있다. 숱한 사구에도 꿈쩍하지 않고 홈런을 이어가니 내구성은 의심하지 않아도 된다. 6년 106억원 계약은 2024시즌에 끝난다.

전의산도 궁극적으로 최정을 바라보며 지금의 활약에 만족하지 않고 더 높은 곳으로 나아갈 동력을 만들 필요가 있다. 전의산에게 최정이란 훌륭한 참고서다. SSG 팬들은 두 사람이 쌍포로 중심타선을 이끄는 모습을 기대한다. 아직 김원형 감독은 전의산을 주로 6번 타순에 배치한다.

[최정(위), 최정과 전의산(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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