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타자 공포증 재발? '슈퍼루키' 김진욱이 남긴 두 가지 숙제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슈퍼루키' 김진욱(롯데 자이언츠)가 제구력 난조와 좌타자 상대법에 대한 숙제를 다시 확인했다.

김진욱은 2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시즌 7차전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2⅓이닝 동안 투구수 69구, 4피안타 6사사구 3탈삼진 5실점(5자책)으로 무너졌다.

보통 좌완 투수는 좌타자에 유리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반대의 유형이 존재한다. 반대에 속하는 선수가 바로 김진욱이다. 지난해 김진욱은 좌타자에게 매우 약하고 우타자에게 매우 강했다. 우타자를 상대 피안타율은 0.187에 불과했으나, 좌타자에게는 피안타율 0.295 OPS 0.925로 좋지 않았다.

2021시즌보다 표본이 많지는 않지만, 올해 김진욱은 좌타자에 대한 약점을 어느정도 극복했다. 김진욱은 25일 경기 전까지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 0.212, 좌타자 상대로는 0.175에 불과했다. 김진욱이 좌타를 상대로 좋아진 이유는 명확했다. 바로 슬라이더의 제구가 좋아졌기 때문이다.

김진욱이 좌타자를 상대로 호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에서도 키움은 정면승부를 피하지 않았다. 좌투수에게 유독 강한 이정후와 송성문 등을 보유한 키움은 김진욱을 상대로도 무려 5명의 좌타자를 라인업에 배치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김진욱은 키움의 좌타자들을 넘어서지 못했다.

김진욱은 1회 선두타자 김준완에게 내야 안타를 맞고 이닝을 출발했지만, 김휘집-이정후-송성문으로 이어지는 타선을 모두 돌려세우며 무실점 스타트를 끊었다. 2회에도 선두타자에게 볼넷을 헌납하며 스스로 힘겨운 상황을 자초했으나 큰 위기 없이 이닝을 마쳤다.

가장 큰 위기는 3회였다. 김진욱은 박준태-김준완으로 이어지는 좌타자들을 상대로 연거푸 볼넷을 내주며 급격하게 흔들렸다. 이후 김휘집을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이정후에게 142km 직구를 공략당해 2타점 3루타를 맞으며 역전을 허용했다.

김진욱은 계속되는 위기 상황에서 송성문-김혜성으로 이어지는 좌타자 라인에게 안타를 맞았고, 김수환-이지영에게 볼넷, 전병우를 상대로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며 3회에만 무려 5실점을 기록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했던 아쉬움도 있었지만, 부진의 주된 원인은 슬라이더의 '부재'와 '제구 난조'였다. 김진욱은 슬라이더 제구에 애를 먹게 되면서 구사 비율을 급격하게 낮췄다. 그 결과 좌타자를 상대할 수 있는 주무기가 봉쇄되면서 좌타자들을 상대로만 4피안타 4볼넷을 헌납하며 힘겨운 경기를 펼쳤다.

좌투수임에도 불구하고 좌타자를 상대로 약한 모습을 보이는 선수가 있다. 과거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또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노력 속에 좌타자에 대한 약점을 보완하는데 성공했다. '입단 2년차' 김진욱도 많은 숙제를 확인한 경기였다. 제구 난조와 좌타자 공포증은 롱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롯데 자이언츠 김진욱.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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