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만 봤습니다" 사령탑도 경악…韓도 160km '파이어볼러' 탄생했다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만화로만 봤습니다"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은 지난 2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7⅓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1자책) 역투를 펼치며 시즌 8승째를 손에 넣었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화제가 된 것은 안우진의 구속이었다. 안우진은 5-0으로 앞선 8회 1사 1, 3루에서 김현준을 상대로 시속 160km를 찍었다. 삼성 구단의 트랙맨 데이터로는 159.3km, 키움 전력분석팀의 집계에서는 158km, KBO 기준으로는 155km로 측정됐다.

국내 토종 투수들 중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안우진이지만, 꿈의 구속으로 불리는 160km를 투구수 97구째에 기록했다는 것은 경이로울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중간 계투가 아닌 선발 투수로서 던졌다는 점은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여기에 체인지업은 최고 149km, 커브도 134km까지 마크했다.

메이저리그에는 160km 이상의 빠른 공을 뿌리는 투수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헌터 그린(신시내티 레즈)과 아롤디스 채프먼(뉴욕 양키스),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등이 있다.

일본프로야구에서는 '괴물' 사사키 로키(치바롯데 마린스)가 최고 164km의 빠른 볼을 올해만 수차례 던졌다. 그리고 센가 코다이(소프트뱅크 호크스)도 160km를 넘나드는 포심 패스트볼을 던지는 투수로 정평이 나 있다. 그리고 이번에 안우진이 160km를 던지면서 국내 토종 투수 중에서도 '꿈의 구속'을 기록한 투수가 탄생하게 됐다.

홍원기 감독도 '1선발 에이스'의 투구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현역 시절은 물론 실제로 단 한 번도 본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사령탑은 "만화로만 봤습니다"라며 "어릴 때 언론을 통해 놀란 라이언이 던졌다는 것만 봤다. 160km를 던진다는 것은 정말 상상도 못해봤다. 160km가 큰 이슈라고 하기에는 안우진은 마음만 먹으면 던질 수 있다"고 혀를 내둘렀다.

평소 안우진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홍원기 감독은 놀라움과 칭찬을 뒤로하고 채찍을 꺼내들었다. 홍원기 감독은 "예상했던 대로 1선발답게 안정적으로 던졌다"면서도 "중요한건 8회였다. 위기가 있었는데, 투구수만 조절했다면 완봉승도 할 수 있었다. 완봉, 완투가 더 큰 경험치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홍원기 감독은 "1선발이라면 8회 위기도 넘어가고 9회도 던지는 경기 운영 능력을 연구해야 더 도약할 수 있다"며 "강한 속구와 강약 조절을 통해 타이밍을 빼앗는 패턴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성장을 해 나가는 중에 160km를 기록하고 팀의 에이스로 성장해 나가는 안우진이 대견하다. 홍원기 감독은 "더 성장을 해야 할 투수"라며 "속도도 좋지만, 더 좋은 투구내용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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