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대 "'펜트하우스' 주석훈 좋았지만…'별똥별'은 선물 같은 작품" [인터뷰 종합]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내가 연기자가 되고 싶었던 이유가 뭔지. 그걸 생각하면 안 흔들릴 수 있는 것 같아요."

김영대는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마이데일리와 만나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별똥별'(극본 최연수 연출 이수현)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별똥별'은 '별(STAR)들의 똥을 치우는 별별 사람들'이란 뜻으로, 스타 케어의 최전선에 있는 매니지먼트 홍보팀장 오한별(이성경)과 그의 천적이자 완전무결 톱스타 공태성(김영대)의 애증 가득한 로맨틱 코미디다. 하늘의 별과 같은 스타들의 뒤에서 그들을 빛나게 하기 위해 피, 땀,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의 리얼한 현장 이야기를 담았다.

이날 김영대는 "방송은 엊그제 마지막 회가 방송됐는데 촬영은 한 세 달 전에 종료됐다. 촬영 종료 때는 실감이 많이 안나다 엊그제서야 실감이 났는데 굉장히 아쉬웠다. 물론 그럴 수밖에 없겠지만 했던 작품들 중에서 가장 애틋함이 묻어있고 아쉬웠던 작품이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별똥별'은 김영대의 첫 주연작이다. 앞서 MBC '어쩌다 발견한 하루'의 오남주로, SBS '펜트하우스'의 주석훈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만큼 첫 주연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불안했고, 할 수 있을까 의심도 들었다. 하지만 촬영을 하다 보니 적정시기에 찾아온 선물 같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배우들과 좋은 스태프들. 촬영 후반이 될수록 스스로 보기에도 재밌게, 즐겁게 촬영하는 모습이 보였다.

"모니터링을 할 때도 정말 긴장하면서 못한 부분만 보였어요. 행여나 이 극에 방해가 되진 않을까. 초반에는 그런 걱정이 제일 컸고요. 점점 보시는 분들이 재밌다고 하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개인적으로 모니터링을 하면서 느낀 게 전작들은 너무 부족한 점이 많아서 극의 흐름을 방해할 정도였어요. 그런데 '별똥별'은 나도 모르게 드라마 자체를 봤어요. 초반에는 걱정하고 긴장하면서 봤지만 나중에는 '드라마 재밌네'하고 볼 수 있었어요."

극 중 김영대는 완전무결 슈퍼스타이자 스타포스엔터 간판 배우 공태성 역을 맡았다. 천사같이 환한 미소와 법 없이도 살 것 같은 공손하고 바른 이미지로 대중의 사랑을 받는 톱스타지만 그 이면에는 승부욕 넘치는 '욱'의 화신이 자리 잡은 인물.

김영대는 공태성의 매력으로 로맨틱 코미디에 나오는 클리셰적인 요소가 아닌 인간적인 면모를 꼽았다. 공태성의 인간적인 면모가 자신과 비슷하게 닮아 '이건 내가 연기하면 잘 표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그는 "대외적으로 톱스타로서 사람을 대하는 건 내가 오히려 공부하고 연기했다면, 인간 공태성은 나와 똑같다고 말하고 싶다"며 조곤조곤 설명했다.

"침대에 이불 킥을 하거나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허당끼 있는 모습들, 친한 형들과 있을 때 나오는 언행. 그런 좀 가벼운 모습들이 닮아있다고 생각하고, 매력을 느끼는 포인트라고 생각해요. 전작들은 솔직히 느끼기에 안 맞는 옷을 입은 캐릭터가 대부분이었어요. 사실 낯을 좀 많이 가리지만 밝고 장난도 많이 치고 모자라 보이기도 하거든요. 여태 소화한 캐릭터들은 정 반대로 무뚝뚝하고 완벽하고 차가운 캐릭터였는데 그러다 보니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를 이렇게 할 수도 있구나' 많이 배우고 느꼈던 것 같아요."

'별똥별'은 매니저, 홍보팀, 기자 등 연예계 최전선에 위치한 이들의 치열한 밥벌이 라이프와 가슴 설레는 로맨스를 재기 발랄하게 그렸다.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김영대는 대본과 실제 연예계의 싱크로율 90%를 점치며 공감을 표했다. '별똥별'이 종영한 지금, 다시 실제 연예계와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물었다.

김영대는 "홍보팀들이 일할 때가 현실적이었다. 기사를 쓰고 대응하고 이런 것들을 드라마로 보면서 많이 배웠다. 저렇게 오는 전화를 다 받으시면 피곤하시겠구나 싶었다"며 "정 반대되는 건 강유성(윤종훈) 같은 매니저는 아직 못 봤다. 일도 잘하고 잘생기고 철두철미하고 진심으로 일하고 배우가 잘되면 너무 뿌듯해하고. 물론 계실 수 있겠지만 나는 아직 못 봤다"고 조곤조곤 답했다.

이어 "그리고 사랑. 로맨틱 코미디니까 로맨스로 다 연결이 됐다. 하지만 사실 현실적으로 연예계에서 모두가 다 사랑을 하지는 않는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연예인이 보기에도 신기했던 '별똥별' 속 연예계도 꼽았다. 그는 "다른 동료, 선배님들은 공감하실 수 있겠지만 나는 오히려 보고 배웠다. 특히 특별출연해주신 분들이 맡은 에피소들이 하나 같이 다 신기하고 재미있었다"며 "예를 들면 해피(김슬기)처럼 당차게 수식어를 붙여가면서 자기를 PR하시는 분. 문을 세게 닫는 걸 싫어하고, 문에도 감정이 있다며 예민하신 분. 정말로 계실까 생각했다"고 궁금증을 표했다.

실제 소속사 식구들, 스태프들에게 고마움도 표했다. 드라마를 통해 어느 위치에서 어떤 일을 하고 계신 분들인지 조금이나마 배웠고, 좀 더 구체적으로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됐다.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도 생겼다. 김영대는 "'별똥별'을 하기 전보다 가까워졌다"며 "예전에도 물론 나를 서포트해주시는 걸 알기 때문에 감사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 수고를 해주시는지 조금 더 알기 때문에 대화할 거리가 많아졌다. 이런 건 조심해야겠다는 생각도 한다"며 쑥스러운 듯 웃어 보였다.

김영대가 맡은 공태성은 법 없이도 살 것 같은 바 생활 청년 이미지로 데뷔 후 10년이 넘도록 흔한 구설수 하나 없이 톱스타로 군림해온 만인의 연인이다. 하지만 막상 그도 질투하고 연애하며 유치 찬란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공태성은 짜증이 나거나 우습기보다는 마냥 귀엽게 그려졌다. 이에 대해 김영대는 "연기한다는 느낌보다는 내가 진짜 연애했을 때 그랬을 것 같았다. 연기적으로 시청자분들께 매력을 보여야 하니까 분석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했던 행동들이다. 나도 실제 연인 사이에는 질투도 많이 하는 것 같다. 집착은 아닌 것 같지만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고. 좋아하는 사람한테 표현은 안 하고, 어려우면서도 티는 내고 싶어 하니까 초딩처럼 다가가는 점이 비슷하다. 초등학생들이 좋아하는 사람한테 일부러 더 틱틱대고 괴롭히니까. 요즘 연애를 한다면 그러진 않겠지만"이라며 슬쩍 장난기를 드러냈다.

"실제 짝사랑을 할 때요? 짝사랑을 할 때는 좀 그런, 표현하는 법을 잘 몰라서. 어렸을 때는 비슷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또 왠지 어설플 것 같아요. 전 표현은 꼭 했던 것 같은데. 짝사랑만으로 남겨두진 않았던 것 같고. 공태성만큼 어설프진 않을 것 같아요."

함께 '꽁별커플'로 호흡을 맞췄던 이성경에 대해서는 칭찬과 고마움을 아끼지 않았다. 김영대는 "성경 누나가 너무 좋으셨다. 나는 또 로맨틱 코미디도 처음이다 보니까 멜로적인 장면에서 어떻게 해야 즐거워하고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지 잘 몰랐다. 그럴 때마다 성경 누나가 많이 리드해줬다"며 "동시에 동료 배우들과 자리를 많이 가지면서 친해질 수 있도록 배려를 해주셨다. 그러다 보니 연기할 때도 불편함이 많이 없어지고 편해졌다. 나중에는 나도 의견을 내고 성경 누나도 의견을 낼 정도로 좋은 호흡을 했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하지만 로맨틱 코미디가 찰떡같이 잘 맞는 옷은 아닌 것 같다고. 김영대는 "아예 안 맞는 건 아니지만 이제 더 다양한 걸 더 많이 해보고 싶다고 느꼈다. 늘 약간 비슷한 역할들을 해왔던 것 같다. 거기에 대한 아쉬움이 크기 때문에 로맨틱 코미디도 좋지만 더 다양한 장르를 섭렵해보고 싶다"며 "조금 맡은 역할의 신분도 하향시키고. 재벌, 학교짱, 톱스타. 내 성격이 더 많이 녹아들 수 있는 캐릭터, 생활 연기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유쾌한 대답에 "어디까지 신분을 낮추고 싶냐"고 묻자 김영대는 "평범한 대학생, 소시민, 월급을 받거나 진짜 평범한 삶"이라고 소박한 바람을 밝혔다. 그는 "실제로 내가 그랬다. 원래 평범했던 사람이고 연기를 시작한 지 4~5년이 됐다. 나머지 20년은 평범하게 살았던 사람이니까 그게 더 자신이 있다"며 "늘 액션 스쿨을 다니며 흥미를 느끼고 연습도 많이 했다. 재밌게 잘하는 편이라 액션 장르에도 욕심이 있다"고 다양한 장르에 대한 흥미를 숨기지 않았다. 다만 "액션 장르를 한다면 특수 직업을 해보고 싶다"며 끝까지 월급쟁이를 향한 바람을 드러내 웃음을 자아냈다.

김영대를 이야기하면 아직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펜트하우스'의 주석훈. 지난 2020년부터 2021년까지 김영대는 청아예고 피아노과를 수석 졸업한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훤칠한 외모에 못하는 게 없는 무결점 완벽남 주석훈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별똥별'과 공태성은 주석훈 이후 김영대가 처음으로 시청자들과 만나는 작품이었다. 부담감은 없었을까.

"너무 좋았어요. 주석훈도 너무 좋았지만 공태성도 너무 좋았어요. 공태성이라는 인물은 조금 더 구체적으로 입체적으로 그릴 수 있었어요. 주석훈을 연기할 때는 사실 급박했거든요. 너무 많은 훌륭하신 분들이 나와서 쫓기듯이 연기한 것도 있었어요. 자연스러운 흐름에 캐릭터를 살아있게 만드는 게 좋은 연기라고 생각하는데 그걸 공태성을 통해 한 것 같아서 너무 좋아요."

그러면서 '펜트하우스'에서 함께 했던 윤종훈, 하도권 배우와 다시 만난 것에는 아낌없이 기쁨을 드러냈다. 김영대는 "현장에서도 초반에는 낯을 가리고 조용한 편이다. 세 명이 같이 나오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는 시끄럽다고 혼이 났다. 너무 반갑고 좋아하는 분들 이어서 괜히 안기고 그랬다. 워낙 두 분이 너무 다정하시고 젠틀하시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이어 "연기할 때도 공태성이 친한 형을 대하는 것과 비슷한 부분이 있었다. 그런데 두 분도 캐릭터와 평소 성격이 너무 비슷하시다. 윤종훈 선배님은 평소에 굉장히 젠틀하시고 스위트하시다. 하도권 선배님도 너무 재밌으시고 재밌게 연기하신다. 세 명이서 연기할 때는 크게 힘이 안 들었다"고 자랑하듯 설명했다.

특별출연했던 배우 최지우와 모자지간으로 호흡한 소감도 전했다. 김영대는 "처음 캐스팅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겨울연가'를 본 게 어렸을 때인데도 불구하고 기억이 났다. 너무 영광이었고 편하게 잘 대해주셨고, 너무 존경스러웠다. 서사가 깊은 모자지간인데 연기할 때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며 "또 약간 납득이 갔다. 이미지만으로도 전설의 여배우 은시우라는 캐릭터가 공감이 가고 이입이 갔다"고 눈을 반짝였다. 극 중 연기해보고 싶은 또 다른 캐릭터로 남자 버전의 은시우를 꼽기도 했다.

'별똥별'은 김영대에게 많은 것을 남겼다. 첫 주연, 첫 로맨틱 코미디, 자신과 닮은 공태성, 알지 못했던 소속사 식구들의 고충, '펜트하우스' 식구들과 재회. 김영대는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 선물 같은 작품이었다. 가장 부담스럽고 불안할 때 너무 좋은 분들과 작업을 했다. 그러다 보니 힘도 많이 얻었고 현장에서 나온 에너지로 연기한 것도 분명히 있었다. 캐릭터조차 내가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과 확신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 있었다. 되게 오래 기억이 남을 것 같다"며 작품을 향한 애정과 고마움을 드러냈다.

"오한별과 공태성의 이후요? 제가 최근에 인스타그램에 올린 것처럼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답니다. 헤어질 수도 있고 결별할 수도 있지만. 둘은… 그게 뭐냐면, 그게 이제. 음, 행복하게 잘 살면 좋으니까요."

[사진 = 아우터코리아 제공]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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