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족쇄였나? 트레이드 후 잠재력 '폭발'…사령탑 눈도장 제대로 찍었다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100타석을 주면 어떨까 싶더라"

장준원은 지난 2014년 신인 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전체 23순위로 LG 트윈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 무대를 밟았다. 큰 기대를 받고 LG 유니폼을 입은 장준원의 활약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장준원은 1군에서 통산 94경기에 출전해 1홈런 19안타 7타점 타율 0.181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1군에서 보여준 활약상은 크지 않지만 장준원의 가치는 꽤 높았다. 복수 구단이 트레이드를 시도할 만큼 '잠재력'을 갖춘 선수였다. 실제로 지난해 장준원에 대한 트레이드 이야기가 많이 나왔지만, 실제로 성사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지난 5월 깜짝 트레이드가 단행됐다. KT 위즈가 2023년 신인 드래프트 5라운드 지명권을 내주고 장준원을 받아오는데 성공했다.

'탈 LG' 효과일까. 장준원이 보여주고 있는 활약은 매우 뛰어나다. 올 시즌 성적은 12경기에서 6안타 1홈런 타율 0.316을 기록 중이다. 장준원에 대한 이강철 감독의 평가는 매우 좋다. 국제대회 출전을 통해 군 면제 혜택을 받지 못할 경우 전력 이탈 가능성이 매우 높은 심우준의 대체자로 생각을 할 정도였다.

이강철 감독은 10일 경기에 앞서 "보니까 파워는 있더라. 장준원에게 100타석을 주면 어떨까 싶을 정도로 스윙 궤도가 좋다. (심)우준이가 빠지게 된다면, 내년부터는 장준원이 유격수를 봐야 한다. 시간이 날 때마다 기회를 줄 것"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9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시즌 첫 홈런을 터뜨리며 팀 승리에 큰 힘을 보탠 장준원은 10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3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장준원은 첫 번째 타석에서 삼진을 당했지만, 3-2로 앞선 4회초 1사 1, 2루 찬스에서 롯데 '토종 에이스' 박세웅을 상대로 우익수 키를 넘어가는 1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KT는 장준원의 적시타로 점수차를 벌린 후 이어지는 찬스에서 조용호가 두 명이 주자를 불러들이며 점수차를 6-2까지 벌리며 승기를 잡았다. 작전 수행 능력도 뛰어났다. 장준원은 8회 무사 1루에서 희생번트를 정확하게 성공시키며 팀에 득점 기회를 안기기도 했다.

경기 개시 전에도 장준원을 향한 기대감을 드러냈던 이강철 감독의 칭찬은 승리를 거둔 후에도 마르지 않았다. 사령탑은 10일 경기가 끝난 뒤 전체적인 타선과 박병호, 장성우의 활약을 칭찬하면서 "장준원의 공수에서 활약도 칭찬하고 싶다"며 콕 집어 장준원의 모습에 박수를 보냈다.

프로 구단에 '대체 선수'라는 개념은 없다. 주전 선수가 있더라도 누군가 그 자리를 위협할 만한 활약을 펼친다면, 그 자리의 주인공은 바뀌기 마련이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장점과 타격적인 재능까지 마음껏 뽐내고 있는 장준원도 충분히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장준원이 팀내 '맏형' 박경수와 마찬가지로 LG에서는 차마 피우지 못한 꽃을 KT에서 피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KT 위즈 장준원.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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