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산증인'본부장의 '폭탄 발언'→번복...고성 오간 5월12일 무슨 일이?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5월 중순 프로배구판에서 핫한 인물이 한명 있었다. 물론 수면 아래에서 뜨거운 이슈였다. 바로 김건태 한국배구연맹 경기운영본부장이 주인공이다.

김본부장은 지난 14일 시작한 ‘심판아카데미’에서 심화 과정 수업을 들어온 기존 심판 29명과 심판지원자 4명 앞에서 “나는 5월 28일까지만 하고 그만 둔다”라고 폭탄(?) 발언을 했다.

전혀 눈치채지 못했는데 본인 입에서 '사퇴’라는 말을 꺼내는 바람에 첫 수업을 듣기위해 온 후배 심판들이 모두 깜짝 놀랐다고 한다. 다들 “무슨 일이지?”라며 의아해했다.

이 소문은 급속히 배구판에 퍼져나갔다. 기자에게도 곧바로 제보가 들어왔다. 지난 주 18일 만난 감독들과 프런트들에게 물었을 때도 “그만 둔다고 들었다”고 했다.

지난 20일에는 한국배구연맹에 직접 물어보기도 했다. 카톡으로 '김건태본부장이 '불명예 퇴진'은 무슨 이유?'라는 질문에 연맹 관계자는 '본부장 본인 또한 2번의 코로나 감염으로 몸도 성치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물론 답변 앞부분에는 집안일에 대한 설명이 있었지만 배구인들이라면 다 아는 김본부장 개인사이기에 기사에는 밝히지 않는다.

왜 28일이라는 날짜를 못박았는지도 설명했다. 28일이 심판아카데미 이론 마지막 수업 날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28일 물러나는 것으로 대부분의 배구인들은 그렇게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주부터 말이 바뀌기 시작했다. 24일 연맹의 관계자도“사표는 낸 적이 없다. 임기인 6월말까지 그대로 다닌다. 뭔가 와전된 것 같다"라며 20일 자신이 보낸 카톡 내용을 뒤집었다.

친절하게 연맹은 “아마도 28일까지가 심판아카데미 이론 교육이 있는 날이다. 그래서 그때까지만 아카데미 일을 관여하겠다는 것이 잘못 알려진 것이다. 계약 기간인 6월 말까지 다닌다”고 밝혔다.

연맹의 경기운영 본부장임에도 김건태 본부장은 지난 26일과 27일 연맹 주최 워크숍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유는 앞에서 언급한 '개인사' 때문이라고 했다.

직접 27일 김건태 본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28일 그만둔다고 심판 아카데미에서 여러번 이야기했다는데요?”라고 질문을 하자“나는 그만둔다고 하지 않았다. 심판들이 오해한 것 같다. 6월까지 다닐건데?”라고 답했다.

그럼 왜 지난 14일‘가정사’로 그만둔다고 했던 김건태 본부장은 자신의 말을 뒤집었을까? 강의실에 앉은 30여명의 심판들은 '중도 사퇴'로 오해했고 배구관계자들도 '그만둔다'고 알았을까?

‘사퇴’의 발단은 지난 12일 서울 강남의 한 중식당에서 시작됐다. 점심을 겸한 김건태 본부장에 대한‘특별한 일’때문에 연맹의 신무철 사무총장과 당사자인 본부장과 자문위원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김건태 본부장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고 한다. 이 일로 인해 언성이 높아졌고 당사자인 김건태 본부장은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고 한다.

12일에 이어 13일 구두로 다시 사의를 표명한 김건태 본부장이 14일 심판아카데미에서 자신은 “그만둔다”고 폭탄발언을 했고(이후에도 계속해서) 신무철 총장도 이를 기정사실화해서 자문위원들에게 알렸다는 것이 지금 배구판에 돌고 있는 소문이다.

이렇듯 사퇴-후배 심판들에게 공개-번복 등을 불러일으킨 지난 2주 동안 김건태 본부장을 둘러싼 ‘특별한 일’은 무엇일까?

그리고 일주일 만에 '사퇴'에 대해 본부장은 심판들이 '오해'를 했다고 했을까? 12일 강남의 중식당에서 환갑이 훌쩍 넘은 배구계 어른들이 화를 내고 고성이 오가게 된 '진실'은 무엇일까?

[김건태 본부장이 28일 심판아카데미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원래는 이날이 김건태 본부장의 마지막 근무 일이기에 마이데일리는 '기록'을 위해서 취재를 갔다. 사진=상암 유진형 기자]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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