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 투구내용" 日도 류현진 '제구' 엄지 척…벌써 '리벤지' 매치 기대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대단한 투구 내용이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은 2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와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투구수 65구, 6피안타 1볼넷 1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역투하며 시즌 2승째를 손에 넣었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 거둔 수많은 승리 중 1승이지만, 의미가 조금 남다른 승리였다. 바로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만장일치 MVP'를 수상한 '괴물' 오타니 쇼헤이와 맞대결에서 거둔 승리였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이후 류현진은 일본인 투수들과 총 4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를 얻어내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 오타니에게 '판정승'을 거두며 지난 2006년 8월 3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김병현(당시 콜로라도 로키스)이 8이닝 1실점으로 역투하며 6이닝 6실점으로 부진한 오카 토모카즈를 꺾은 이후 16년 만에 한국인 선수가 일본인 선수를 상대로 승리를 수확했다.

구속이 빠르고 구위가 뛰어나면 물론 좋지만, 곡 빠른 공을 던져야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류현진은 최고 90.3마일(약 145.3km)에 불과한 포심 패스트볼(30구)을 바탕으로 체인지업(15구)-커브(10구)-커터(10구)을 섞어 던지며 에인절스 타선을 최소 실점으로 봉쇄했다.

반면 오타니는 평소만큼 구속이 나왔던 것은 아니지만, 최고 97.6마일(약 157km) 포심 패스트볼(27구)과 슬라이더(26구)를 바탕으로 스플리터(14구)-커브(13구)-커터(13구)를 섞어 던지며 토론토의 강타선을 상대로 무려 10개의 탈삼진을 솎아내는 위력투를 펼쳤다. 하지만 제구에 애를 먹었고, 실투가 실점으로 연결되는 아쉬운 투구를 남겼다.

물론 류현진이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류현진은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공략, 땅볼 유도 능력을 바탕으로 위기를 극복해냈다. 정교한 제구력이 있다면, 트라웃과 오타니 등 최정상급 타선을 충분히 막아낼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증명하는 투구였다.

일본 언론도 류현진의 투구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일본 야구 전문매체 '풀카운트'는 "지난 4월 전완근 부상으로 복귀한 뒤 세 번째 등판에서 5이닝을 던지고 교체됐는데, 투구 내용은 대단하다"고 혀를 내둘렀다.

'풀카운트'는 "팀 타율 0.248을 자랑하는 에인절스 타선을 6안타 1볼넷 2실점으로 막아냈다"며 "실점은 있었지만, 요소에서 스트라이크존 네 귀퉁이로 던져 잡는 투구가 빛났다. 오타니와 트라웃을 막아냈다"고 류현진의 정교한 제구력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매체는 벌써부터 '리벤지' 매치를 기대하는 모양새였다. '풀카운트'는 "토론토와 에인절스의 맞대결은 이번 4연전 이후에는 8월 26일부터 3연전밖에 없다"며 "과연 류현진과 오타니의 리벤지 매치가 성사될까. 두 영웅(류현진, 오타니)의 활약과 함께 흥미로운 기다림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 류현진과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 사진 = AFPBBNEWS]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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