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철도 주춤했던 1986년…타이거즈 2대 신인왕의 순항, 역대급 2년차 기대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타이거즈 2대 신인왕의 2년차가 순조롭게 흘러간다.

KIA 이의리는 타이거즈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좌완투수다. '타이거즈 2대 신인왕'이란 타이틀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KIA는 2021시즌에 1985년 이순철 이후 무려 36년만에 신인왕을 배출했다. 프로 초창기부터 스타가 즐비한 명문구단이었지만, 유독 신인왕과는 인연이 없었다.

그런 이의리에게 올 시즌은 또 다른 시험대다. 흔히 말하는 '2년차 징크스'를 피해갈 수 있을지, 그리고 작년 후반기를 본인의 부주의에 의한 부상으로 사실상 날린 만큼 올 시즌에는 선발투수로 풀타임을 소화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을 받는다.

사실 두 가지 시선은 연결되는 이슈다. 선발로 풀타임을 안정적으로 소화하면 2년차 징크스를 피해갈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개막 2개월이 다 돼가는 시점에서 긍정적이다. 스프링캠프서 손에 물집이 잡혀 훈련에 차질을 빚었지만, 개막에 맞춰 정상적으로 돌아와 순항한다.

9경기서 2승2패 평균자책점 2.81. 22일 광주 NC전서 5이닝 4피안타 5탈삼진 4사사구 1실점으로 승리를 따냈다. 퀄리티스타트는 4회다. 그러나 평균자책점을 비롯해 피안타율 0.195, WHIP 1.17로 준수하다.

승운이 따르지 않지만, 안정감과 일관성 측면에서 에이스 양현종 다음 가는 수준이다. 예를 들어 1~3회 피안타율(0.228)보다 4~6회 피안타율(0.138)이 오히려 낮다. 구위가 쉽게 떨어지지 않고 투구수가 올라가도 위기관리가 잘 된다는 증거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패스트볼 구사율이 작년보다 높아졌다. 반면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순으로 구사하는 변화구 구사율은 작년보다 다소 떨어졌다. 그만큼 패스트볼 경쟁력이 좋아졌다. 패스트볼 피안타율이 작년 0.238서 올해 0.213으로 내려갔다. 실제 스트라이크 존 외곽의 패스트볼로 위기를 벗어나는 장면이 꽤 있었다.

아직 이의리의 '풀타임 선발'에 대한 애버리지는 확실치 않다. 작년 후반기를 날렸다. 올 시즌도 고작 2개월 흘렀다. 그래도 지난 2개월의 모습을 볼 때 잔여시즌도 기대가 되는 건 사실이다. 소형준(KT)도 피하지 못한 신인왕 이후 2년차 시즌의 퍼포먼스 하락이 지금까지 이의리에겐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심지어 타이거즈 1대 신인왕 이순철도 첫 시즌(1985년, 99경기 타율 0.304 12홈런 50타점 67득점 31도루)에 비해 2년차 시즌(1986년, 88경기 타율 0.257 14홈런 40타점 53득점 19도루) 기록이 살짝 떨어졌다.

이의리는 어쩌면 타이거즈 역사에 역대급 2년차를 보내는 선수로 기억될 수도 있다. 우려했던 물집 이슈도 재발하지 않고 잘 관리되는 것으로 보인다. 신인왕 시즌보다 발전한 두 번째 시즌을 보내면, 자연스럽게 양현종을 잇는 타이거즈 토종 에이스로 가는 길을 좀 더 갈고 닦는 것이다.

[이의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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