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최다실책→최소실책 2위 환골탈태→충격고백 "때로는 과격한 말도…"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때로는 과격한 말도…"

키움이 박병호(KT), 박동원(KIA)의 이적, 이용규, 한현희 등의 부상 및 부진에도 SSG, LG에 이어 3이를 달린다. 2019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당시에 비하면 전력이 50% 이상 떨어졌음에도 버티고 또 버티는 건 수비안정화가 결정적이다.

키움은 2020년과 2021년에 112개, 129개로 각각 최다실책 1위였다. 이 팀에서 수비코치를 오래 역임한 홍원기 감독으로선 굴욕적인 결과였다. 실제 지난 2년간 턱걸이로 포스트시즌에 나가긴 했지만, 아슬아슬한 경기가 많았다. 결정적 실책으로 내준 경기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올 시즌 키움의 실책은 34개로 25개의 SSG에 이어 최소 2위다. 22일 고척 한화전서 4개의 실책을 범하며 무너졌지만, 시즌 전체를 볼 때 환골탈태한 수준이다. 골든글러브 유격수 김혜성의 2루수 전환이 결정적이지만, 거슬러 올라가보면 구단의 디시전이 주효했다. 키움도 실책 문제를 내부적으로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결국 올 시즌을 앞두고 수비코치를 교체했다. 기존 외국인 수비코치와 결별하고 외부에서 김일경 코치를 영입했다. 그리고 아직 1군 수비코치 경험이 많지 않은 김지수 코치를 1루 코치로 돌렸다. 결과적으로 김일경 코치 영입이 신의 한 수였다.

홍원기 감독은 22일 고척 한화전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김일경 코치의 공이 크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훈련도 훈련이지만, 선수들과의 접근 방식, 상황 설명 등이 디테일하다. 선수들이 잘 받아들인다. 굉장히 소통 능력이 뛰어나다"라고 했다.

키움에 몸 담은지 1개월이 지난 이적생 김태진은 "김일경 코치님은 선수의 편에서 지도해준다. 선수들이 자기 스타일대로 편하게 하도록 하면서, 잘 안 되는 게 보이면 한번씩 말씀을 한다"라고 했다.

홍 감독은 여전히 수비 안정화에 대해 명확하게 '그렇다'라고 하지 않는다. "전반기도 끝나지 않았다"라고 한다. 하지만, 김 코치를 칭찬하는 것에 인색하지 않았다. 홍 감독은 "김 코치가 우리 팀 수비 안정화에 도움이 크게 됐다"라고 했다.

김 코치는 현대의 문을 받은 멤버이자 히어로즈 창단 멤버였다. 현역 말년 잠시 LG에 몸 담았으나 '히어로즈 성골'이라고 봐야 한다. 통산타율 0.246에 그쳤으나 건실한 내야 수비가 최대 장기였다. 은퇴 후에는 KT, LG, SK 등에서 착실히 코치 경험을 쌓았고, 올해 다시 친정과 인연을 맺었다.

김 코치가 선수들과 소통을 잘 하는 게 무조건 선수들에게 '잘해준다'라고 오해를 해선 안 된다. 홍 감독은 "연습할 때 굉장히 강단이 세다. 파이팅도 외치고 소리도 지른다. 때로는 과격한(?) 말도 한다. 선수들은 가까워지면서도 긴장감도 생겼을 것이다"라고 했다.

사실 홍 감독이 이 팀에서 오랫동안 코치를 하던 시절, 김 코치가 선수로 뛰었기 때문에 서로 잘 아는 사이다. 홍 감독은 "김 코치가 선수 시절 보여줬던 모습들이 있는데, 지금 선수들에게 잘 접목 되는 것 같다. 만족한다"라고 했다. 키움의 수비 안정화 속에 김일경 코치의 능력이 재조명된다.

[김일경 코치의 현역 시절 모습.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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