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멘탈' 나갔어도, 프로답지 않았던 조수행의 '최악의 하루'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운이 없어도 이렇게까지 없을 수가 있을까 의문이 들 정도로 조수행(두산 베어스)에게는 최악의 하루였다.

조수행은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시즌 5차전 홈 맞대결에 안권수의 대주자로 경기에 나섰다. 안 좋은 쪽으로 잊을 수가 없는 하루였다.

조수행은 전날(17일) 팀이 1-8로 뒤지던 경기를 9-9 무승부로 마치는 동안 단 한 개의 안타도 생산하지 못하고 6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지난 15일 삼성전에서 3안타를 때려냈던 만큼 타격감이 나쁜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18일 SSG 선발이 좌완 오원석인 것을 감안해 조수행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빠른 발을 갖춘 만큼 조수행이 활약할 수 있는 기회는 마련됐다. 김태형 감독은 1-2로 뒤진 8회말 선두타자 안권수가 볼넷을 얻어내자 대주자로 조수행을 투입했다. 조수행은 곧바로 2루 베이스를 훔쳤고,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의 진루타 때 3루에 안착했다. 그리고 강승호의 희생플라이로 홈을 밟아 팀에 동점을 안겼다.

대주자로 나서 득점에 성공한 기쁨은 조금씩 사라졌다. 조수행은 2-2로 맞선 9회말 2사 2, 3루의 끝내기 찬스에서 SSG 고효준과 7구 승부 끝에 134km 슬라이더에 삼진으로 침묵했다. 그 결과 양 팀은 이틀 연속 연장전 승부를 펼치게 됐다.

다시 기회는 찾아왔다. 조수행은 11회말 1사 만루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그리고 SSG 최지훈의 2구째 128km 체인지업을 공략해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이렇게 두산의 승리로 경기가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조수행의 안타 때 3루 주자 김재호는 득점에 성공했지만, 1루 주자 안재석과 2루 주자 정수빈이 각각 2, 3루 베이스를 밟지 않았다. '포스아웃' 상황인 것을 망각한 것이다. SSG는 유격수 박성한이 2~3루 사이에 위치한 정수빈을 '태그아웃'으로 잡아낸 뒤, 1루 주자 안재석은 2루에서 '포스아웃'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이 끝났다. 끝내기 안타가 좌익수 앞 땅볼로 뒤바뀐 조수행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두 번의 끝내기 찬스가 무산됐던 충격이 컸을까. 조수행은 12회초 수비에서 최악의 '본헤드 플레이'로 팀에 패배를 안겼다. 1사 1, 3루의 위기 상황에서 SSG 케빈 크론이 친 타구가 우익수 방면으로 향했다. 이때 조수행이 타구의 낙구 지점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 타구는 조수행의 글러브를 외면했고, 안타가 됐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 하지만 후속 플레이가 너무나도 안일했다. 조수행은 자신이 홈 구장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망각한 듯 타구를 버려두고 우익수 파울 폴대쪽으로 터덜터덜하게 뛰었다. 뒤늦게 사태 파악을 했지만, 타구도 제대로 찾지 못했다. 외야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팬이 공이 떨어진 위치를 알려줄 정도였다.

1실점에 그쳤어야 할 상황은 결국 2실점이 됐다. 그리고 타자 주자 크론은 3루에 안착했다. 그리고 두산은 크론의 득점까지 허용해 2-5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끝내기 안타가 좌익수 앞 땅볼로 둔갑된 아쉬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경기가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모든 것을 내려둔 플레이는 11회말 끝내기 찬스에서 진루를 하지 않은 주자들과 피차일반이었다. 프로 선수라면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를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두산 조수행이 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SSG-두산의 경기 9회말 2사 2,3루에서 삼진을 당한 뒤 아쉬워 하고 있다.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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