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닥불'이 다시 피어난다? 벼랑 끝에서 다시 타오른 '불꽃남자'...운명의 일주일은 시작됐다!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부산 유진형 기자]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 있는 등판에서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롯데 자인언츠 스파크맨(30)은 위기의 남자다.

올 시즌 KBO리그가 처음인 스파크맨은 스프링캠프 도중 옆구리 부상으로 시범경기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고 정규 시즌 출발도 늦었다. 몸이 덜 만들어진 걸까 복귀하자마자 부진의 연속이었다.

1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 등판하기 전까지만 해도 6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7.65으로 초라한 성적이었다. 무엇보다 선발투수가 이닝 소화가 안되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승패를 떠나 5이닝 이상 투구한 건 지난달 23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경기가 유일했다. 지난 5일 KT 위즈와의 원정 경기에서는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1회말 강판 당했다. 0이닝 5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6실점 할 말을 잃게 만드는 투구였다.

그래서 교체설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마지막 등판일 수도 있다는 이날 경기에서 스파이크맨은 지금까지와는 달라진 모습으로 반등의 여지를 남겼다. 6이닝 4안타 4볼넷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이 실점도 비자책이었다.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며 계속해서 위기를 맞았지만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하며 6회까지 마운드를 책임졌다.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선두타자 류지혁 타석 때 3루수 한동희가 송구 실책을 하며 출발이 좋지 않았다. 조금은 긴장한 표정이었지만 야수들의 수비 도움을 받으며 계속해서 위기를 탈출했고 얼굴에 미소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동료 선수들과 적극적으로 하이파이브도 하고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하기도 했다. 서튼 감독도 박수치며 스파크맨의 호투를 응원했다.

서튼 감독은 "스파크맨이 마운드에서 너무 많은 걸 하려고 하다 보니 스스로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너무 완벽하게 투구하려고 하니까 고전하고 있다"며 스파크맨의 부진에 대해 설명한 적이 있다.

이날 경기에 스파크맨은 스스로 해결하려 하기 보다 맞춰 잡으며 야수들과 함께 위기를 헤쳐나가려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156km의 패스트볼 하나만으로는 KBO리그에 안착할 수 없다는 걸 깨달은 모양새다. 그동안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만 던지는 단조로운 경기 운영 때문에 타자들을 상대할때 어려움이 많았다. 이제는 구위로 타자를 완벽하게 압도할 수 없다는걸 깨달았고 맞춰잡기 시작했다.

마운드에서 조금은 달라진 모습을 보인 스파크맨이 2020시즌 샘슨, 2021시즌 프랑코의 전철을 밟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롯데 성민규 단장이 곧 미국으로 떠난다는 이야기가 나온 상황에서 스파크맨의 운명의 일주일은 이미 시작됐다.

[6이닝 1실점(비자책) 호투로 반등의 여지를 남긴 롯데 스파크맨. 사진 = 부산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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