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 1사 노히트 했는데 패전투수라니…황당한 162km 파이어볼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16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던지는 신시내티 레즈의 '차세대 에이스' 헌터 그린(23)이 8회 1아웃까지 노히트 행진을 펼쳤으나 끝내 노히터라는 대기록을 완성하지 못했다.

그린은 1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방문 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이날 그린의 투구는 환상적이었다. 최고 구속 100.8마일(162km)까지 나온 강속구를 필두로 8회말 1아웃까지 피츠버그 타자들에게 단 1개의 안타도 허락하지 않았다.

1회말 2사 후 브라이언 레이놀즈에 볼넷을 허용했으나 대니얼 보겔백을 좌익수 뜬공 아웃으로 처리한 그린은 2~3회는 연속 삼자범퇴로 호투를 펼치기 시작했고 4회말에도 2사 후 보겔백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쓰쓰고 요시토모를 우익수 플라이 아웃으로 잡고 노히트 행진을 이어갔다.

6회말 선두타자 마이클 페레즈가 볼넷을 골랐지만 헌터는 끄떡 없었다. 벤 가멜을 2루 땅볼, 키브라이언 헤이즈를 유격수 땅볼, 레이놀즈를 중견수 플라이 아웃으로 가볍게 아웃카운트 3개를 따낸 것이다.

7회에도 노히트 행진을 이어간 그린은 투구수가 이미 100개를 돌파했지만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1사 후 로돌포 카스트로에게 볼넷을 허용한 그린은 페레즈에게도 또 볼넷을 내주면서 결국 마운드를 내려가야 했다. 투구수가 118개에 달하자 신시내티 벤치는 주저 없이 아트 워렌과 투수교체를 단행했다. 그린은 올해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한 유망주 투수다. 더이상 무리해서 투구를 이어갈 이유는 없었다.

주자 2명을 남기고 마운드를 떠난 그린. 마침 신시내티도 8회까지 무득점에 그쳐 경기는 0-0으로 진행 중이었고 워렌은 가멜에게 볼넷을 내줘 1사 만루 위기에 몰린 뒤 헤이즈를 2루수 땅볼로 잡았으나 3루주자 카스트로의 득점은 막지 못해 신시내티가 0-1 리드를 헌납하고 말았다. 이는 헌터의 자책점이었다.

결국 신시내티는 9회초 공격에서도 득점이 없어 0-1로 패했고 그린은 7⅓이닝 동안 안타를 단 1개도 맞지 않았음에도 패전투수가 되는 아픔을 겪었다. 시즌 6패(1승)째. 이날 볼넷 5개를 허용했으나 삼진 9개를 잡으며 막강한 구위를 자랑한 그린은 자신의 시즌 평균자책점을 6.21로 낮춘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반면 피츠버그는 안타를 1개도 치지 않고 승리를 챙기는 행운을 얻었다. 선발투수 호세 퀸타나가 7이닝 3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그린과 불꽃 튀는 투수전을 펼쳤다. 퀸타나 역시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다. 8회에 등판한 크리스 스트래튼이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2승(1패)째를 따냈다.

그린은 이미 강속구로 자신의 이름을 알렸던 선수다. 지난달 17일 LA 다저스와의 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한 그린은 투구수 80개를 기록하면서 100마일이 넘는 공을 무려 39개를 던져 한 경기에서 100마일 이상의 공을 가장 많이 던진 선수로 기록됐다.

[신시내티 우완투수 헌터 그린이 피츠버그와의 경기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사진 = AFPBBNEWS]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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