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58억↔여자 23억...'우승+MVP'인데 2억 삭감 '제 2의 양효진'은 없어야 한다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2022~23년 한국배구 연맹 소속 여자부 샐러리캡은 23억원(연봉18억원, 옵션5억원), 남자부는 연봉 41억 5000만원, 옵션 16억 6000만원 등 총 58억 1000만원이다. 남자부가 여자부의 2.5배이다. 반대로 여자부는 남자부의 약 40%밖에 되지 않는다.

잘 알다시피 배구의 인기는 남자보다 여자부가 더 있다. 올해 남자부와 여자부의 텔레비젼 중계방송 평균 시청률을 보면 남자부는 0.75%, 여자부는 1.18%였다. 여자부가 인기는 더 많지만 연봉은 절반도 못받는 불균형(?) 구조이다.

배구계에 따르면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남자부와 여자부 구단들의 마인드 차이가 크기 때문이라고 한다.

남자부는 좋은 선수들에게 돈을 투자해서 우승을 해보겠다는‘프로 마인드’를 갖고 있다고 한다. 반면 여자부는 몇몇 구단이 어떻게 하면 돈을 적게 사용해서‘실력의 균형’을 맞추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여자부 샐러리캡은 납득이 되지 않는 면이 많다. 샐러리캡 개인별 상한이 있는 것 자체가 프로세계에서 모순이다. 특히 남자부도 없는 규정을 여자부만 만들어 놓았다.

잘하는 선수가 있다면 그에 합당한 연봉을 받는게 프로 세계이다. 그렇지만 여자부는 한 선수가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정해져 있다. 팀 전체 연봉의 25%와 옵션 금액의 50%까지이다.

즉 팀 연봉 18억원의 25%인 4억5000만원과 옵션의 50%인 2억5000만원 등 최대 7억원 밖에 가져갈 수 없도록 설계해 놓았다. 김연경이 흥국생명에 다시 복귀하더라도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최대 7억원이다.

이런 이상한 연봉 설계 때문에 FA가 됐지만 어처구니 없는 연봉을 받게 되는 선수가 발생했다. 지난 시즌 가장 잘해서 MVP를 받은 현대건설 양효진이 지난해 연봉보다 30%가까이 삭감되는 일이 벌어졌다.

현대건설 양효진은 지난 해 7억원의 연봉을 받았다. 그리고 현대건설은 1위를 했다. 코로나 19로 인해 시즌이 중단되는 바람에 통합 우승의 꿈은 사라졌지만 그래도 1위를 했다.

보통 이럴 경우, 팀은 우승 프리미엄을 적용해서 선수들 연봉을 올려주는 것이 관행이다. 그렇지만 현대건설은 다른 선수들의 연봉을 올려주기 위해 가장 잘한 선수의 연봉은 삭감했다. 양효진과 3년 총 15억원(연봉 3억 5000만원, 옵션 1억 5000만원)에 FA 계약을 했다.

다시 말해 양효진의 연봉 2억원을 삭감해서 다른 선수들에게 혜택을 준 것이다. 이런 구조의 연봉체계를 만들어 놓은 프로 리그는 전세계를 통틀어서 아마도 없을 것이다.

‘에어컨 리그’ 동안 여자배구 단장들은 2023~24년부터 적용할 새로운 샐러리캡을 마련하기위해 머리를 맞댈 예정이다. 인기에 걸맞는 대접을 해줘도록 생각을 좀 바꿔주기 바란다.

우선 여자부는 샐러리캡 금액을 대폭 인상해줘야 한다. 그 인상폭도 몇 년씩 묶어 둔 후 올릴 것이 아니라 남자부처럼 매년 총액을 올려줘야 한다. 매년 샐러리캡 금액을 올려줘야만‘제 2의 양효진’이 나타나지 않는다.

만약 그렇지 못할 경우에도 ‘제2의 양효진’이 발생하지 않도록 우승팀에 대한 ‘예외조항’을 만들어야 한다. 우승 팀에 한해 그해 적용되는 샐러리캡의 10%, 20% 등 일정 %를 인상해줘서 선수들이 우승에 대한 자부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

[지난 시즌 MVP를 수상한 양효진. 사진=곽경훈 기자]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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