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 시작되고 색으로 기억되는 해남의 봄...땅끝에서 만나는 봄꽃[이기자의 낮이밤이]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봄은 향기로 시작되고 색으로 기억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봄바람이 불어오는 해남에는 유난히 아름다운 봄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곳들이 많다. '이기자의 낮이밤이'는 살랑이는 봄바람을 따라 가볍게 떠나보는 해남의 봄꽃을 소개하다.

초록 풀밭 위 순백의 매화,보해매실농원

국내 최대 규모의 매화 꽃밭에서 누구보다 먼저 봄마중을 나가고 싶다면 보해매실농원으로 가보자. 1만 4,000그루에 이르는 매화수가 넓은 들판을 가득 채우고 있는 이곳은 백매화가 주종을 이루지만 종종 홍매화도 만날 수 있다.

남도 특유의 황토밭에 초록색 새싹들이 막 고개를 내밀고 있는 시점에 연분홍 꽃대궐이 펼쳐진다. 매화나무 사이로 상큼하게 펼쳐진 초록 풀밭과 순백의 매화꽃이 그려낸 수채화는 어느 이름난 화가도 그려내지 못한 명작이다, 그리고 꿀벌들의 윙윙거림이 여행객의 영혼을 흔들어댄다. 봄바람에 꽃잎이 흩날릴 때는 세상 어디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멋진 풍광에 탄성을 지르게 한다.

영화 '너는 내 운명'속 순수한 열정, 매화

1978년 문을 연 보해매실농원은 일반인들에게 무료로 꽃밭을 개방하고 있다. 가장 많은 매화가 피어있는 관리 사무동 인근에 들어서기 전부터 매화, 동백, 야생화가 피어 있어 황홀한 꽃잔치를 구경할 수 있다.

매년 3월에 개최되는 땅끝매화축제. 아름다운 꽃도 보고 농원에서 직접 수확한 매실로 담근 매실주도 만날 수 있다. 난타공연, 풍물패 공연 등이 흥겹게 무대를 채우고, 지역민과 함께하는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2005년 개봉했던 순수한 시골 총각의 사랑 이야기를 담아낸 영화 <너는 내 운명>. 주인공인 배우 황정민과 전도연이 행복한 신혼생활을 즐기는 모습은 보해매실농원에서 촬영되었다. 매화꽃 날리는 봄풍경과 사랑하는 이들의 모습이 어우러져 큰 사랑을 받았다.

이 외에도 <연애소설>, <된장>을 포함해 봄날의 서정이 느껴지는 작품들 속에 자주 등장한다.

남도에서 만난 핑크빛 고백, 흑석산

장엄한 바위산의 위풍당당한 풍경으로 유명한 흑석산. 전국의 어느 산에서도 볼 수 없는 소사나무 군락지가 있으며, 백악기에 형성된 화강암이 흑석산만의 웅장한 모습을 뽐내고 있다.

해남의 명산이라고 불리는 이곳은 등산로가 잘 조성되어 있고 특히 매년 봄이면 철쭉이 화려하게 피어 남도의 봄기운을 전한다. 정상부에 위치한 철쭉 군락지가 알려지면서 봄철 산행 명소로 꼽히는 곳이며, 삼림욕과 숲 체험을 즐길 수 있어 등산객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군락지, 흑석산 자연휴양림

철쭉 군락지인 깃대봉 산행과 함께 다채로운 공연이 열리는 흑석산 철쭉제. 흑석산 주막과 고구마, 김, 진양주 등 해남의 특산품을 만날 수 있는 판매대가 설치된다. 난타공연, 가야금 공연, 기타 공연 등이 펼쳐지고 지역 예술인들의 문화공연과 노래자랑이 선보인다.

흑석산 자연휴양림은 해남군에서 운영하는 자연휴양림이다. 데크별로 전기를 쓸 수 있는 캠핑장이 갖춰져 있고 취사장과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잘 조성되어 있다. 산중에 캠핑장이 있어 자연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고 두억봉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있다. 기암괴석, 철쭉, 침엽수림이 소사나무 군락지와 함께 조화를 이루고 있다.

소문난 해남 음식,새콤달콤 해남 매실

음식, 혈액, 물에 있는 세 가지 독을 해독하는 항균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된 매실. 식중독이나 물로 인해 감염되는 질병 예방에 특히 효과적인 매실은 술로 만들어 매실주로 즐기기도 좋고 가볍게 매실 원액을 이용해 차로 마시기도 좋다. 피로회복에도 좋은 식품인 해남의 매실은 고유의 신맛으로 잃어버린 입맛을 돋워준다.

또한 해남에는 궁중 술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전통주인 진양주가 있다. 강한 향기와 깔끔한 맛을 가진 해남 진양주. 궁중의 술로 알려진 진양주는 해남군 계곡면 덕정마을에서 전승되는 가양주로 알콜 농도는 13%내외다. 진양주는 순하고 향기가 좋아 해남의 대표적인 전통주로 인기가 많으며, 덕정리의 우물로 빚어야 제맛이 난다.

[사진=해남군청 제공]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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