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팀 타율 3위는 허상이었나…타이거즈 팬들에겐 '글루미 선데이'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시범경기 팀 타율 3위는 허상이었나.

KIA가 2018년 포스트시즌 진출 이후 서서히 하향곡선을 그린 결정적 이유 중 하나가 타선의 생산력, 응집력 부족이었다. 2017년 통합우승을 일궈낸 베테랑들이 나이를 먹어가면서 조금씩 내림세를 탔다. 그 사이 젊은 동력들을 쉽게 만들어내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최원준(군 입대) 정도를 제외하면 미래를 책임질 확실한 중심타자를 육성하지 못했다. 물론 젊은 중심타자 육성은 절대 하루아침에 되는 건 아니다. 구단의 혜안 및 육성 시스템이 뒷받침돼야 하고 현장에선 인내가 필요하다.

다행히 장정석 단장과 김종국 감독의 '뉴 타이거즈' 체제에선 희망이 보인다. 윈 나우를 기조로 하지만, 타선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젊은 타자들 육성은 필수라고 봤다. 김종국 감독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부터 특급신인 김도영과 거포 유망주 황대인, 김석환을 꾸준히 기용했다.

실제 이들은 톱타자와 주전 3루수, 주전 1루수와 주전 좌익수 등 팀 타선의 중요한 위치에 배치됐다. 그러나 우려대로 성장통이 있었다. 김도영과 김석환은 시범경기서 펄펄 날았으나 페넌트레이스와는 질적으로 다른 무대임을 절감했다. 두 사람은 2~3일 LG와의 개막 2연전 합계 16타수 무안타 5삼진 1볼넷에 그쳤다.

황대인은 3일 경기서 2안타를 날리는 등 활력을 불어넣었다. 아무래도 지난해 1군에서 플래툰으로 중용되며 김도영과 김석환보다 경험을 좀 더 쌓은 걸 무시할 수 없다. 올해 타격이 환골탈태했다는 평가를 받는 박찬호도 좋은 감각을 이어갔다. 소크라테스 브리토도 첫 안타를 홈런으로 신고하는 등 멀티히트로 빠른 적응력을 보여줬다.

KIA는 시범경기서 팀 타율 0.286으로 3위였다. 그러나 역시 페넌트레이스는 달랐다. LG 정예 마운드에 크게 고전했다. 2일 경기서 3안타 5볼넷 무득점, 3일 경기서 10안타 6볼넷 2득점했다. 3일 경기서 안타는 많이 나왔지만, 찬스에서 결정적 한 방이 없었다. 7회 1사 만루서 박찬호의 더블아웃, 9회 2사 만루서 류지혁의 유격수 땅볼이 가장 뼈 아팠다. 7회 만루까지 가는 과정에서 베테랑 나지완과 고종욱을 잇따라 소모하면서 9회 찬스에서 확실한 대타 카드가 없었다.

이밖에 외국인투수 션 놀린은 김현수의 타구에 왼 팔꿈치를 정통으로 맞고 자진 강판하는 불운까지 있었다. 장현식~전상현~정해영으로 이어지는 필승계투조를 총출동시키고도 1점차 석패하며 두 배의 데미지가 있었다.

결과적으로 KIA는 챔피언스필드에 이틀 내내 만명 이상의 홈 팬을 불러모아놓고도 승리를 선물하지 못했다. 김종국 감독의 사령탑 첫 승 기회도 5~7일 한화와의 주중 3연전으로 넘어갔다. 뉴 타이거즈의 출발이 힘겹다.

[KIA 선수들. 사진 = 광주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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